베네수엘라가 미국과의 에너지 협력 기간을 25년으로 제시하고 17개 전략 유전에서 하루 15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세계 최대급 원유 매장국의 생산 회복 가능성이 미국의 장기 에너지 접근권 논의와 맞물린 사안이다.
델시 로드리게스(Delcy Rodríguez)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국영방송 VTV 연설에서 “25년 양자 프로젝트는 하루 150만 배럴 이상 생산 목표로 17개 전략 유전을 개발하는 구상”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드리게스는 해당 수치가 베네수엘라와 미국 사이의 양자 합의에만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에는 17개 전략 유전과 8개 신규 유전 블록이 포함됐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는 28일 공식 발표에서 해당 유전의 확인 매장량을 650억 배럴로 제시하고, 1000억 달러(약 138조원) 이상의 직접 투자와 2090억 달러(약 288조원) 이상의 세수 유입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Truth Social)에서 이번 합의를 “세계 역사상 가장 큰 석유 거래”라고 표현했다. AP통신(AP)은 미국 정부와 베네수엘라의 익명 민간 사업자가 새 회사를 세워 유전을 개발하는 구조라고 전했다.
다만 비용 부담 주체와 시추 개시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계약 원문도 나오지 않아 투자 규모와 세수 전망이 어떤 법적 조항을 근거로 산정됐는지는 본문에 드러난 수치 이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기간과 권리 구조도 구분해야 한다. 로드리게스는 에너지 협력의 유효 기간을 25년으로 밝혔지만, AP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별도 보도에서 100년 권리 또는 양허 구조를 언급했다. 이는 합의 기간과 유전 개발 권리의 법적 형태가 같은 의미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번 사안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생산 유전 지분 확보 논의가 실제 합의 발표 단계로 넘어온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650억 배럴 규모의 유전 거래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유가, 거래량, 위험자산 심리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배경에는 베네수엘라의 큰 매장량과 낮은 생산 비중이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23년 기준 약 3030억 배럴의 확인 원유 매장량을 보유했지만, 세계 원유 생산에서 차지한 비중은 0.8%였다. 같은 해 원유 생산량은 하루 74만2000배럴로 집계됐다.
확인 매장량은 현재 기술과 경제 조건에서 채굴 가능하다고 평가되는 원유 규모를 뜻한다. 매장량이 크더라도 설비, 제재, 투자, 운송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단기간 생산 증가로 이어지기 어렵다.
베네수엘라 원유 산업은 국유화와 제재, 투자 부족, 노후 인프라가 겹치며 장기간 생산 회복에 제약을 받아 왔다. AP는 이런 조건을 들어 실질적인 생산 확대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에너지 기업의 공개 반응은 제한적이다. 셰브론(Chevron)과 엑손모빌(Exxon Mobil)은 논평을 거부했다. 주요 석유사의 참여 범위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실제 개발 속도는 사업자 구성과 자금 조달 방식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베네수엘라 내부 반발도 변수다. 카라카스에서는 미국 개입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고, 야권뿐 아니라 차베스계 일부 인사도 비판에 나섰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국 시장에는 원유 공급망과 에너지 가격 변수로 읽힌다. 최근 중동 리스크가 유가 변동 요인으로 작용한 가운데, 본지는 호르무즈 통항 감소와 사우디 선적 재개 흐름을 보도한 바 있다. 이번 합의도 단기 가격보다 미국의 장기 원유 접근권과 베네수엘라 생산 회복 가능성을 함께 봐야 하는 사안이다.
암호자산 시장과의 직접 연결은 이번 확인 범위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향후 판단은 계약 원문 공개, 자금 조달 방식, 사업자 구성, 25년 합의와 100년 권리 구조의 법적 관계가 구체화되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