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블록체인의 역할은 연산보다 보안…양자화폐 가능성도 주목
타룬 치트라는 AI 시대 블록체인이 연산 경쟁보다 신원·자산 보호와 검증에 집중해야 한다며 주문형 롤업과 양자화폐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AI 시대 블록체인의 핵심 가치가 연산 처리량보다 신원과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데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산은 외부에서 수행하되 결과를 검증하고 중요한 기록을 보호하는 기반으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0월 26일(현지시간) 더 롤업 인터뷰에서 디파이 연구자 타룬 치트라는 블록체인을 위조하기 어려운 신원·자산 기록을 보관하는 암호학적 안전망으로 보는 접근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산은 온체인에서 이뤄질 필요가 없다. 검증할 수 있다면 오프체인에서 수행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치트라는 연산 자원이 범용화하면서 스마트계약의 연산 자체보다 기록의 보안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봤다. 처리량과 거래 속도를 높이려는 경쟁을 거치며 블록체인의 한계도 어느 정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그는 신원 확인과 자산 이전처럼 연산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높은 보안이 필요한 작업에 블록체인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같은 연산 환경을 공유하는 '세계 컴퓨터' 구상은 하나의 챗GPT 창을 여러 사람이 함께 쓰며 입력 기회를 다투는 상황에 비유했다. 치트라는 "끊임없이 해킹을 시도하는 AI 에이전트가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기반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블록체인의 가치"라고 말했다.
AI 에이전트의 코딩 능력과 보안성을 신뢰할 수 있게 된다면 롤업도 필요할 때 생성하고 사용 후 없애는 방식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치트라는 운영을 중단한 롤업들이 수요 없이 큰 유지 비용을 부담했다고 지적하면서, 주문형 롤업은 상시 운영과 상태 유지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블록체인 너머의 가능성으로 제시한 것은 '양자화폐'다. 치트라는 1970년대부터 연구된 이 구상이 양자 상태를 활용해 일회용 개인키와 더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를 구현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이용하려면 양자컴퓨터와 함께 양자 상태를 측정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구상의 핵심 근거로는 양자 상태를 정확히 복제할 수 없다는 '복제 불가 정리'를 들었다. 치트라는 블록체인이 이중지불을 막기 위해 암호학적 장치에 의존하는 반면, 양자화폐는 양자 상태의 복제 불가능성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성질이 기존 블록체인보다 강한 보안 보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치트라는 양자화폐를 당장 구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그는 "블록체인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화폐를 다시 만들 수 있는 구상은 있지만, 아직 그에 필요한 전제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존 암호학이 특정 계산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가정에 의존하는 만큼, AI가 일부 문제의 난도를 낮출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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