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청구 건수가 22만6천 건을 기록해, 전주보다 7천 건 늘었다고 8월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수치는 2021년 11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2만1천 건이었는데, 이를 웃돈 결과여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보는 4주 평군 기준 청구 건수는 22만750건으로 소폭 하락해, 전반적인 고용시장의 기조적 악화로 단정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신규 청구 외에 '계속 실업수당' 신청자 수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계속 실업수당이란 실업 상태가 장기화돼 2주 이상 수당을 받는 경우를 뜻하는데, 7월 넷째 주 기준으로 197만4천 건에 달했다. 이는 전주 대비 3만8천 건 증가한 것으로, 역시 2021년 11월 이후의 최고치다. 이는 구직자가 단기간 내 새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월가를 비롯한 금융시장에서는 실물경제 둔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노동 수요 감소, 소비 위축, 기업 투자 둔화 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도 고용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향후 금리 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의 경제가 팬데믹 이후 반등기를 지나 점차 안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시장의 피로감과 구조적 변화가 겹쳐지면서 나타나는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고용지표의 추가 하락 여부와 함께, 미국 연준의 금리 정책 조정 가능성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