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 독일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3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2025년 6월 기준으로 독일의 대미 수출액이 118억 유로(약 19조 원)를 기록해, 전달보다 2.1% 감소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4% 감소한 수치이며, 202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은 독일의 대미 수출이 올해 4월부터 계속 줄고 있다며, 관세 정책 이후 가시적인 타격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의 미국 수출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수요가 몰리며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양국 간 관세가 본격 적용되기 전 수입업체들이 재고 확보를 서두른 영향이었다. 그러나 4월부터 본격적으로 상호 관세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에 추가 관세가 적용되면서 수출이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기준으로도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으로의 수출은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전달 대비 2.4% 늘었고, 중국은 1.1%, 영국은 0.4% 증가했다. 러시아로의 수출도 10.3% 확대됐다. 이를 포함한 전체 수출액은 1,305억 유로(약 210조 3천억 원)로 집계됐으며, 전월보다 0.8%, 전년 동월보다 2.4% 증가했다.
한편, 미국산 제품의 독일 수입은 한 달 사이 19.8% 증가해 88억 유로에 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대미 무역수지는 30억 유로(약 4조 8천억 원) 흑자를 유지하며,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독일이 수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전체 무역수지 역시 149억 유로(약 24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경제 전반에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독일의 경우,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길어질수록 회복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향후 양국의 통상 정책이 어떻게 조율될지에 따라 글로벌 무역 흐름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