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물가 지표 발표를 하루 앞둔 8월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큰 변동 없이 보합권에서 거래를 이어갔다. 이는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다음 행보를 가늠하기 위해 CPI(소비자물가지수) 발표를 주시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9시 31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1원 하락한 1,389.5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이날 개장 직후 1,389.1원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에는 1,388.4원에서 1,390.4원 사이의 좁은 폭에서 움직였다.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강한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주 환율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엇보다 8월 12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다소 둔화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연준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시장에서 기대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미국 내 물가 상승세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인 만큼, 발표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긴축 속도나 방향성이 다시 조정될 수 있다.
한편, 국제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가치는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3% 오른 98.240을 기록했다. 이 역시 시장이 물가 지표 발표를 앞두고 뚜렷한 베팅을 자제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원/엔 재정환율은 전날보다 1.69원 하락한 100엔당 941.34원을 나타냈고, 엔/달러 환율은 0.18% 오른 147.630엔을 기록했다.
현재 외환시장은 글로벌 통화 정책의 전환 가능성과 이에 따른 금리 차, 물가 흐름 등을 면밀히 반영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 자금의 유입 여부나 수급 상황은 단기 환율 흐름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의 물가 지표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경우 당분간 안정적인 원/달러 환율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반면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올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와 이에 따른 글로벌 자금 이동 흐름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