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카드 결제 규모가 증가하면서, 실물카드를 이용한 결제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일상적인 소비 행태가 디지털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흐름을 한국은행이 공식 통계로 확인했다.
한국은행이 9월 18일 발표한 ‘국내 지급 결제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안 개인과 법인이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통해 지출한 하루 평균 금액은 3조5천11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늘어났다. 특히 이 중 모바일 기기, PC, 전화자동응답(ARS), 생체인식 등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 결제는 6.3% 증가해, 전체 카드 결제 증가율을 상회했다.
반면, 실물카드로 진행된 결제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하루 평균 실물카드 이용 금액은 1조4천억 원으로 전년 대비 0.8%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전체 카드 결제 중 비대면 방식의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52.1%에서 올해는 53.8%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소비자가 점점 실물카드 대신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카드 결제를 진행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비대면 결제 방식 중에서도 ‘간편지급’ 서비스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간편지급은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 얼굴인식, 간편 비밀번호 등으로 결제와 송금이 가능한 방식으로, 전체 모바일 카드 결제 중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 50.7%에서 올해는 51.4%로 증가했다. 공인인증서 의무가 폐지된 2015년 이후 간편지급 기술이 꾸준히 확산되며, 현재는 대부분의 전자지갑이나 페이 서비스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한편, 지난해 기준 인터넷뱅킹, 특히 모바일뱅킹 이용량도 급증세를 보였다. 하루 평균 이용 건수는 2천735만 건으로, 1년 전에 비해 10.4% 증가했다. 그러나 이용 금액 자체는 85조9천억 원으로, 오히려 2.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액 스마트 결제의 활성화와 함께, 대규모 자금 이동은 줄어든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디지털 금융 이용에 익숙한 소비자가 점차 주류를 이루면서 앞으로도 비대면 결제와 모바일 금융의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안 기술과 사용자 편의성이 동시에 향상되면서, 실물카드나 오프라인 지점 중심 금융 구조에서 모바일 중심으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