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디지털 금융 이해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최저 가이드라인보다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금융이 일상화된 현실과 달리, 기본적인 지식과 대응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은 2025년 11월 18일 발표한 조사에서, 전국의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OECD의 디지털 금융 이해력 평가 문항을 적용한 결과 평균 점수가 59.3점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OECD가 최소 목표치로 설정한 70점보다 10점 이상 낮은 수치다. 조사 문항은 인터넷 뱅킹, 가상 자산(암호화폐), 금융 데이터 보안, 법적 문제 대응 등 디지털 금융 전반의 지식과 이해도를 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연령별로 보면 예상과 달리 중장년층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50대가 평균 60.9점으로 가장 높은 이해도를 보였고, 이어 40대(60.8점), 60대(60.5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20대는 평균 54.2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특히 20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암호화폐의 합법성에 대한 이해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번 조사에서는 디지털 금융 이용 경험은 이미 상당히 보편화됐다는 점도 확인됐다. 재단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은행과 신용카드 등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이용한 경험이 있었고, 금융투자(73%)와 보험(66%) 또한 높은 이용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용 확대에도 불구하고, 관련 지식과 위험 인식 수준이 미흡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한국에서 디지털 금융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금융거래가 기본이 되었고, 핀테크와 인터넷은행 등 새로운 형태의 금융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 스스로의 금융 이해력, 특히 디지털 환경에서의 자기보호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금융 사기나 정보 유출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세대별 맞춤형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만 비판적 이해가 부족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체계적인 교육이 강화되지 않으면, 기술적 격차와 함께 금융 소외 문제가 심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