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하면서, 미국 내 기업들의 구조조정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버라이즌은 이번 조치로 1만3천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다.
새로 취임한 댄 슐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를 통해, 회사의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 인력 외에도 외주 및 외부 인건비 축소를 예고하며, 전면적인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버라이즌 내부에 따르면 이번 감원 규모는 회사 역사상 단일 감축으로는 최대 수준이다.
현재 버라이즌의 미국 내 직원 수는 약 10만 명이며, 과거 3년 동안에도 이미 2만 명 이상의 인력이 줄어든 상태였다. 여기에 더해 이번 감축은 직영 매장 179개를 가맹점 형태로 전환하고, 일부 매장은 아예 폐쇄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는 무관한 조치이며, 전통적인 통신 사업자로서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급변하는 미국 통신시장 환경과 무관치 않다. 최근 무선통신 및 홈인터넷 분야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버라이즌은 가입자 감소로 실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AT&T, T모바일 등 경쟁사들이 저가 요금제 및 결합상품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면서, 버라이즌은 주력 분야에서 점차 밀려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버라이즌뿐 아니라, 미국 주요 대기업들도 잇달아 인력을 줄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은 지난달 1만4천 명 감축 계획을 발표했고, 물류업체 UPS는 올해에만 약 4만4천 명을 정리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900명, 유통업체 타깃은 1천800명의 사무직 인력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올해 9월까지 사라진 일자리는 약 95만 개에 달한다는 집계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기업들이 구조조정과 디지털 전환을 병행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인력 재배치와 외주 축소를 통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으며, 고용시장에도 일정한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