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현행 금리를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화정책 기조를 성급히 완화하기보다는 인플레이션 흐름과 경기 변화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해맥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기준금리가 자신의 추정 중립금리보다 다소 낮다고 진단했다. 중립금리는 경기 과열이나 위축을 일으키지 않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뜻하는데, 이에 비해 기준금리가 낮다는 것은 현재 통화정책이 여전히 경기 부양적 성격을 띤다는 의미다. 이는 연준이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빨리 내리면, 물가 안정 흐름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특히 최근 인플레이션이 약 18개월간 3% 수준에 머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공급망에 미친 관세 효과와 기업들의 가격 책정 움직임 등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할 시점이 내년 1분기 말쯤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가 상승이 둔화되는 현재 추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정책 전환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는 최근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7%로 나타났지만,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인한 데이터 수집 지연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수치를 보다 정확히 조정하면 시장이 예상했던 2.9~3.0% 수준에 가까울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공식 지표보다 실질 물가 상승 압력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해맥 총재는 현재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비투표 위원이지만, 내년부터는 투표권을 가지게 된다. 그는 최근 연준 내에서 제기된 금리 인하 움직임에도 거리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의 발언은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연준의 금리 정책이 단기간 내 완화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낮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내년 봄 이후에도 물가 흐름과 고용 지표가 명확하게 안정되지 않는다면, 연준은 긴축 성향을 일정 기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