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 가격은 12일(한국시간) 온스당 5060.1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직전 거래일 종가 5084.65달러 대비 소폭 하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8거래일 동안 4700달러 안팎에서 5100달러를 상향 돌파하는 과정을 거치며 높은 수준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은 가격은 온스당 82.45달러로, 전일 종가 84.31달러에서 내려오며 금과 마찬가지로 조정을 받는 흐름이다. 이달 들어 은 가격은 70달러 초반에서 90달러 부근까지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난 뒤 80달러대 초반에 재차 안착하는 양상이다.
금과 은은 동반 조정 양상이지만 가격 흐름의 성격은 다소 차이가 나타난다. 금은 각국 중앙은행이 준비자산으로 보유하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지정학적 긴장과 통화·금융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매수 수요가 커지는 자산으로 평가된다. 은은 귀금속이면서 동시에 전기·전자, 태양광 등 산업용 수요 비중이 커 경기와 제조업 사이클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는 점에서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최근 며칠간 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단 박스권을 형성한 반면, 은은 단기 낙폭과 반등 폭이 모두 크게 나타난 것이 이러한 차이를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는 금 관련 대표 상품인 SPDR 골드트러스트(GLD)가 11일(현지시간) 1주당 467.63달러에 마감해 전일 462.40달러 대비 상승 마감했다. 장중 468달러대까지 올라서며 최근 현물 시세가 유지한 강세 구간을 뒷받침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은 ETF인 iShares 실버트러스트(SLV)는 76.55달러에 거래를 마쳐 전일 73.41달러에서 오르며 현물 가격과 마찬가지로 전주 급락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ETF 가격에는 실물 가격뿐 아니라 단기 위험 선호·회피 심리가 함께 반영되는 만큼, 최근 흐름은 귀금속 자산에 대한 관심이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배경에는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확대와 탈달러 움직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2022년 11월 이후 18개월간 공격적으로 금을 사들이며 약 2800톤을 수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금융 제재에 대응해 금 보유를 늘려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금융 제재 강화, 브릭스 국가들의 자국통화 결제 확대 논의, 금 생산과 보유를 늘리려는 중국의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금이 대체 준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단기 가격을 직접 규정하기보다는, 금에 대한 구조적 수요 요인으로 함께 거론되고 있다.
현물 가격과 ETF 가격은 전반적으로 같은 방향을 보이지만, 금융시장에서의 반응은 거래량과 변동 폭에서 차별화되는 양상이 나타난다. GLD와 SLV는 단기 매매 비중이 높은 만큼, 하루 동안 현물 시세 이상의 등락을 보이거나 장중 고가·저가 범위가 넓게 형성되는 경우가 잦다. 반면 현물 시장은 중앙은행과 장기 실물 수요 비중이 커 가격 조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다. 최근 며칠간 데이터에서도 금·은 현물이 고점 인근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사이, ETF 가격은 장중 수급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빠르게 방향을 바꾸는 모습이 포착된다.
현재 금 시장은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일별 등락 폭이 제한된 방어적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탈달러 논의, 미 국채 비중 축소 등 구조적 이슈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미 오른 가격 부담과 향후 통화정책·제재 환경 변수를 함께 의식하고 있는 분위기다. 단기 차익 실현과 안전자산 선호가 공존하는 가운데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고점 부근에서의 재조정 과정이 이어지는 흐름으로 읽힌다.
은 시장은 같은 기간 낙폭과 반등 폭이 모두 크게 나타나며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쟁과 제재, 탈달러 논의가 귀금속 전반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한편, 은 특유의 산업 수요 비중이 경기와 제조업 지표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LV를 포함한 은 관련 ETF의 거래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가격은 70달러대 중후반에서 80달러대 초반 사이를 오가며 방향성을 가늠하는 구간에 머무르고 있다.
금과 은은 금리와 환율, 각국 통화·재정정책, 전쟁과 제재 같은 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으로 분류된다. 중앙은행 매입과 탈달러 논의처럼 장기 요인이 부각되는 국면에서도, 단기적으로는 경제지표 발표나 정책 발언에 따라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변동성에 대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