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동안 한국 산업 전반의 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 특히 건설업 분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대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전체 산업 대출잔액은 2025년 말 기준으로 2,026조 1,000억 원에 달했지만, 증가 폭은 전 분기의 절반 수준인 8조 6,0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3분기에 비해 11조 6,000억 원이 줄어든 수치로, 경제 전반에 걸친 둔화 신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조업 대출의 증가 폭이 1조 2,000억 원으로 3분기의 4조 1,000억 원에 비해 급감하면서 제조업체들이 한 해 말에 운전자금 대출을 일시 상환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시설 자금 증가로 인해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제조업체의 대출 수요는 줄어들었다.
건설업의 경우, 건설기성액 감소와 함께 대출이 2조 9,000억 원 줄어들면서 여섯 분기 연속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경제 침체기에 특히 민감한 건설 부문이 장기적인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서비스업 대출은 9조 3,000억 원으로 조금 늘었지만, 전 분기의 15조 7,000억 원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었다. 반면, 금융·보험업과 도소매업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출 증가가 나타나긴 했지만, 전반적인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대부분의 산업군이 대출 신장세 둔화를 겪고 있다.
향후 이러한 흐름은 경제 회복의 속도와 방향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건설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관련 산업의 대출 수요는 계속해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며,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반전 가능성은 경제 상황 개선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