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풀(WHR)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며 재무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낸다. 총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 규모의 담보부 채권 발행을 추진해 기존 채무 상환과 유동성 확보를 동시에 노린다는 구상이다.
1일(현지시간) 월풀은 2031년 만기와 2034년 만기의 ‘선순위 담보부 후순위 채권’을 각각 7억5,000만 달러(약 1조 800억 원)씩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행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건이 달라질 수 있으며, 최종 확정 여부도 아직 유동적이다.
월풀은 채권 발행과 함께 신규 자산담보 대출(ABL 크레딧 시설)을 활용해 확보한 자금을 기존 채무 상환에 투입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2026년 만기 및 2027년 만기 기존 선순위 채권을 공개 매수와 동의 절차를 통해 매입하고, 잔여 채권에 대해서도 ‘완전 상환’이 가능하도록 별도 자금을 예치할 계획이다. 동시에 기존 무담보 회전 신용대출도 함께 상환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에 발행되는 채권은 미국과 캐나다 내 주요 자회사들이 공동 보증하며, ABL 크레딧 시설 담보 자산을 기반으로 ‘2순위 담보권’을 설정한다. 다만 일부 제조시설이나 자회사 지분 등은 담보에서 제외된다. 이는 핵심 생산기반을 보호하면서도 투자자에게 일정 수준의 안전장치를 제공하기 위한 구조로 해석된다.
주목할 점은 이번 자금 조달이 단순한 차환을 넘어, 금리 환경 변화에 대응한 ‘재무 전략 재정비’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다. 최근 글로벌 가전 수요 둔화와 비용 부담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월풀은 부채 구조를 장기화하고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과 소비 둔화가 겹친 상황에서 선제적인 리파이낸싱은 신용등급 방어와 투자 여력 확보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채권은 미국 증권법에 따라 등록되지 않으며, 적격 기관투자자 대상 사모 방식으로만 판매된다. 회사 측은 “이번 발표는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월풀은 2025년 기준 약 16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한 글로벌 가전 기업으로, 북미 시장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최근에는 비용 절감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병행하며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으로, 향후 재무 건전성과 투자 여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