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3개월 이상 갚지 못한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가 올해 들어 약 8% 불어나면서,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자영업자의 상환 능력을 빠르게 압박하는 모습이 뚜렷해졌다.
15일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채무불이행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332만9천143명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1천138조9천729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5% 늘었다. 같은 시점에 3개월 이상 연체한 채무불이행자 수는 16만920명으로 5.1% 줄었지만, 이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37조8천21억원으로 7.7% 증가했다. 채무불이행자 수는 다소 줄었는데도 연체 상태에 빠진 차주의 빚 규모는 더 커졌다는 뜻으로, 상환 여력이 약한 차주에게 부채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금리 부담과 소비 위축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해 말 연 2.953%에서 지난 8일 연 3.940% 수준까지 올랐다. 시장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부담 확대로 이어지기 쉽다. 여기에 국가데이터처의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보다 3.6% 줄어 2024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서비스업 생산도 1.0% 줄어 2022년 2월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자영업자는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원리금 상환에 바로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금리 상승과 내수 침체가 동시에 닥치면 연체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60대 이상 고령 자영업자의 부담 증가는 다른 연령대와 뚜렷하게 구분된다. 4월 말 기준 60대 이상 개인사업자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406조7천54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5% 늘어 전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했다. 반면 20대 이하, 30대, 40대, 50대는 모두 대출 규모가 줄었다. 채무불이행자 수도 60대 이상만 증가했다. 지난해 말 3만8천739명에서 올해 4월 말 3만8천999명으로 0.7% 늘었고, 이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9조9천291억원에서 11조8천645억원으로 19.5% 급증했다. 숫자만 보면 고령층 자영업자가 빚을 더 많이 안고, 연체에 빠졌을 때 부담도 더 크게 커지는 흐름이 확인된다.
이 같은 현상은 고령층 자영업의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은퇴 뒤 생계 유지를 위해 창업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고, 경기 변화에 덜 버티는 업종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는 뜻이다. 일부는 빌라 같은 소규모 부동산 임대업에도 종사하는데, 한국은행은 2025년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고연령 자영업자가 부동산업 비중이 높아 관련 시장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인영 의원도 고령 자영업자의 채무불이행 확대를 우리 경제의 취약 고리로 봐야 한다며,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업종 전환과 재기 지원, 사회안전망을 묶은 종합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거나 금리 부담이 더 커질 경우 고령층을 중심으로 자영업 부실이 한층 확대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