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취임 뒤 처음 주재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예상보다 강한 긴축 신호를 내놓으면서, 뉴욕 금융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빠르게 되돌려 반영하기 시작했다.
17일(현지시간) 회의 결과를 받아든 월가의 평가는 대체로 “시장 기대보다 훨씬 매파적이었다”는 쪽에 모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인데, 이번에는 위원 절반이 올해 안에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이피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최고투자책임자는 블룸버그TV에서 이를 두고 연준이 시장에 보낸 강한 경고 신호라고 해석했다. 그는 2022년 고물가 국면에서 대응이 늦었다는 경험이 연준 내부에 여전히 남아 있고, 이런 기억이 통화정책 판단을 더 보수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기조 변화는 단순히 국제유가 같은 일시 변수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케이 헤이그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유가가 내려왔는데도 위원 절반이 금리 인상을 전망한 점을 들어, 연준이 노동시장 강세와 물가 지표의 끈질긴 상승 흐름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 캐피탈 최고경영자도 CNBC 인터뷰에서 워시 의장이 물가 안정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완화적 통화정책, 즉 돈줄을 풀어 경기를 받치는 방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연준 수장의 메시지도 분명했다. 워시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준은 물가 안정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고, 지난 5년 동안 흐려졌던 핵심 원칙을 다시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8%,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1.21%, 나스닥종합지수는 1.34% 각각 하락 마감했다. 통화정책 변화에 특히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16bp(1bp는 0.01%포인트) 오른 4.21%까지 치솟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 툴을 보면, 시장 참가자들은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7%로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이번 회의 전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 시점은 12월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다만 시장이 너무 앞서간다는 반론도 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 수석 전략가는 연준의 다음 조치는 여전히 금리 인하일 가능성이 더 크지만, 물가가 충분히 낮아지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말했다. 제이피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시장이 매파 신호에 과잉 반응하고 있다며, 올해는 금리 동결이 이어지고 첫 금리 인상 시점은 2027년 9월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건들락은 물가 안정 의지가 강화된 만큼 장기 국채의 투자 매력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봤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 고용과 물가 지표가 얼마나 식느냐에 따라 더 강한 긴축 우려로 이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이번 충격이 과도했다는 쪽으로 되돌려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