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분양 계약자가 잔금을 치르고 실제 입주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시장 기대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주택산업연구원은 9일 주택사업자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97.5를 기록해 전월보다 12.9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자금 조달을 마무리해 정상적으로 입주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지표다.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입주 여건을 낙관하는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아직은 신중한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대출 축소와 중동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4월 69.3까지 떨어졌지만 5월 74.1, 6월 84.6, 7월 97.5로 석 달 연속 빠르게 반등했다.
이번 반등에는 최근의 집값 상승세가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기존 주택을 처분해 새집 잔금을 마련하려는 수요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고, 시장 전반의 심리도 개선되기 쉽다. 여기에 주식시장 활성화로 가계의 자금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더해졌고, 앞으로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입주율은 아직 기대만큼 따라오지 못했다. 6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9.9%로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미입주의 주된 이유는 기존 주택 매각 지연이 36.7%로 가장 많았고, 잔금대출 미확보 26.5%, 세입자 미확보 20.4%, 분양권 매도 지연 2.0%가 뒤를 이었다. 전망은 좋아졌지만 현장에서는 거래 지연과 금융 조달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이라는 뜻이다.
지역별로 보면 상승세는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수도권은 81.7에서 102.6으로 20.9포인트 올랐고, 광역시는 84.4에서 103.3으로 18.9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도 지역은 85.8에서 91.3으로 5.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수도권 안에서는 서울이 102.7에서 118.7로, 인천이 70.3에서 89.2로, 경기가 72.2에서 100.0으로 각각 상승했다. 연구원은 수도권 집값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동탄 등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이 시장 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봤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새로 묶고, 동탄구 등에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적용한 것도 그만큼 해당 지역의 과열 조짐이 뚜렷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광역시 가운데서는 대구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대구는 81.8에서 111.1로 29.3포인트 뛰었고, 대전은 82.3에서 106.2, 부산은 72.2에서 94.1, 광주는 77.7에서 93.3, 울산은 92.3에서 107.6, 세종은 100.0에서 107.6으로 각각 올랐다. 이 가운데 대구와 울산, 세종, 대전은 100을 웃돌아 입주 여건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특히 대구는 준공 후 미분양이 줄고 입주 물량도 감소하면서 미입주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도 지역에서는 충남이 75.0에서 100.0으로, 전남이 66.6에서 88.8로, 강원이 66.6에서 80.0으로, 제주가 71.4에서 80.0으로 올랐다. 반면 전북은 100.0에서 90.0으로, 경북은 100.0에서 91.6으로, 경남은 107.1에서 100.0으로 내려갔다. 도 지역은 전체적으로 입주 물량 감소의 수혜를 보고 있지만, 일부 지역은 미분양 누적과 지역 경기 부진 탓에 회복 기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앞으로 흐름은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 차가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원은 가계대출 증가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주식시장 유동성과 주택 가격 상승 기대가 당분간 투자심리를 떠받칠 수 있다고 봤다. 수도권은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함께 버티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은 미분양 부담과 지역 경제 여건 때문에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다. 결국 입주전망 개선이 실제 입주율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거래 정상화와 자금 조달 여건 개선이 함께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