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장중 10% 안팎 급락하며 200만원선을 밑돌고 있다.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더해 미국 ADR 상장 이후 본주와 ADR 간 수급 분산 우려, 증권가의 실적 전망 조정이 겹치면서 매도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세 기준 SK하이닉스는 196만2000원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21만8000원(-10.00%) 하락 중이다. 장중 200만원선이 무너지며 약세가 이어졌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동반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번 하락의 1차 배경은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다. 주말 사이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국내 증시 전반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반도체 등 고평가 성장주로 분류되는 종목군에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된 흐름이다.
여기에 지난 10일 나스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을 둘러싼 수급 부담도 투자심리를 흔들었다. ADR이 공모가를 웃돌며 강세를 보이자 일부 시장에서는 ADR 매수와 국내 본주 공매도를 병행하는 전략이 거론됐고, 이 같은 관측이 본주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앞서 외국계 기관 UBS도 고객 노트를 통해 유사한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적 전망 조정도 부담이다.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 80조9000억원, 영업이익 60조4000억원을 제시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 대비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 비중이 높아 평균판매단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보다 낮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증권사는 2026년과 2027년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9%, 11% 낮췄다.
다만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80만원을 유지했다. 3분기부터 HBM4 양산이 본격화하고 장기공급계약 확대에 따라 높은 수익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AI 수요 확대와 HBM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며 사상 최고가 부근까지 올랐다. 급등 과정에서 기술적 과열 부담이 누적된 데다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반도체주 레버리지 관리 강화, 파생 수급 변동성 확대까지 겹치며 급등락 폭이 커진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중동 리스크와 수급 부담, 단기 과열 해소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