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주요 상호금융기관의 집단대출 잔액이 2026년 상반기에 3조원 넘게 늘면서, 이미 대출 총량 규제를 받고 있는 상호금융권의 가계부채 관리 부담이 다시 커졌다.
19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농협·신협·새마을금고 3개 기관의 6월 말 기준 집단대출 잔액은 38조1천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5조1천400억원과 비교하면 8.6%인 3조100억원이 늘었고, 1년 전인 29조7천200억원보다는 28.4% 증가했다. 집단대출은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 중도금·이주비·잔금 등을 여러 차례 나눠 실행하는 대출을 말하는데, 한 번 승인되면 수년에 걸쳐 잔액이 불어나는 구조여서 뒤늦게 가계대출 지표를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
기관별로 보면 농협과 신협의 집단대출 잔액은 6월 말 34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7천억원 늘어 대부분을 차지했다. 새마을금고는 절대 규모는 작지만 1월 3조5천600억원에서 6월 3조8천500억원으로 상반기 내내 증가세가 이어졌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이미 지난해 공격적인 가계대출 영업의 여파로 올해 강한 관리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액은 새마을금고 5조3천억원, 농협 3조6천억원, 신협 1조5천억원이었고, 이에 따라 올해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가계대출 순증이 사실상 허용되지 않았고 농협도 전년 대비 1% 이내 증가만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 잔액은 농협 7조5천억원, 새마을금고 2조4천억원, 신협 1조4천억원 등 모두 합쳐 11조3천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은 이런 증가의 핵심 배경으로 기존에 접수해 둔 집단대출의 분할 실행을 보고 있다.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승인된 대출이 중도금 일정에 맞춰 계속 나가면서, 새로 영업을 줄여도 잔액은 한동안 쉽게 꺾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이미 접수된 집단대출이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고, 농협은 기존 승인 물량에 더해 올해 1분기 시중은행이 집단대출을 축소하면서 수요가 상호금융권으로 이동한 풍선효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올해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 발표가 4월로 다소 늦어지면서, 일부 기관이 연초까지 대출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보고 영업을 이어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상호금융권은 하반기에도 현재의 대출 억제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월 집단대출을 통한 중도금·이주비·분양잔금대출 취급을 중단했고, 분양잔금대출의 개별대출 방식도 막았다. 신협은 1월부터 신규 집단대출 심사와 대출 모집인 유입을 전면 차단했고, 목표치를 넘긴 조합에는 비조합원 대출 제한 등의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농협도 대출모집인 가계대출과 신규 중도금·이주비 대출을 중단했으며, 증가율이 1%를 넘은 농·축협에는 비조합원과 준조합원 대상 신규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상호금융업권을 불러 상반기 관리 현황을 점검하며 더 강한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세를 얼마나 눌러놓을 수 있느냐에 따라 내년 상호금융권 영업 여건과 부동산 관련 대출 시장의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