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3분기 소비시장에 본격 반영되면서 화장품 업종과 함께 약국 채널이 새로운 수혜처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객이 한국에서 피부 관리와 기능성 제품을 함께 찾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약국이 단순 의약품 판매처를 넘어 화장품 유통망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누적 방한 외국인은 871만7천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는 여름 휴가철과 쇼핑 수요가 겹치는 3분기에도 이런 유입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외국인 관광 수혜 업종으로는 레저, 카지노, 백화점이 주로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K-뷰티에 대한 해외 관심이 커지면서 화장품 기업 실적 개선 기대도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신한투자증권은 일부 화장품 품목 매출이 3분기에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면서, 외국인의 국내 관광 소비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기대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조정에도 반영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한국콜마 14만원, 코스맥스 23만원, 에이피알 55만원, 파마리서치 42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여 잡았고, SK증권도 한국콜마 14만원, 에이피알 5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이 주목하는 배경에는 단순히 방문객 수가 늘었다는 사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광객 소비가 색조 중심의 기념품 구매에서 피부 개선, 재생, 진정 같은 효능 중심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화장품 업계에는 더 중요한 변화로 읽힌다.
특히 약국은 이런 소비 변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채널로 꼽힌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의 약국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8% 늘었다. DB증권 김지은 연구원은 7월 16일 보고서에서 외국인의 약국 내 화장품 구매 확대에 힘입어 약국 소비액이 전체 의료관광 소비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투자증권 권명준 연구원도 같은 날 보고서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약국에서 재생 크림, 여드름 치료제, 인공눈물, 선크림, 립밤, 파스 등 다양한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약국은 약사와 상담이 가능하고, 일부 일반의약품은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의약외품이나 기능성 제품은 피부과 시술보다 가격 부담이 낮아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소비를 끌어들이는 요인으로 해석된다.
최근에는 더마 화장품(제약·바이오 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화장품) 수요가 늘면서 약국의 경쟁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LS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소비자 수요가 의약외품에 가까운 효능 중심 화장품으로 이동하고 있어 전문성을 갖춘 약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화장품 판매 채널이 올리브영이나 다이소 같은 생활밀착형 유통망에만 머물지 않고, 전문 상담과 기능성을 앞세운 약국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같은 흐름은 외국인 관광 회복세와 K-뷰티 고급화가 이어질수록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으며, 앞으로는 화장품 기업뿐 아니라 약국 유통망과 관련 소비재 전반으로 수혜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