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단숨에 뛰었고, 브렌트유는 2026년 7월 23일 약 두 달 만에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섰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00.69달러로 거래를 마쳐 전장보다 7.04%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도 배럴당 92.19달러로 6.17% 상승했다. 두 유종은 모두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고, 브렌트유는 5월 22일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6월 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중동의 해상 운송로를 둘러싼 불안이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홍해의 핵심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려던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두 척을 공격했다고 밝혔고,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이 피격됐다는 소식이 시장에 빠르게 반영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한 대규모 군사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한층 커졌다.
시장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중동의 두 해협이 세계 원유 물류의 핵심 통로이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히면, 중동산 원유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하는 길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두 해협을 지나는 원유 물량이 전 세계 공급의 약 2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결국 이번 유가 상승은 단순한 심리적 반응이라기보다, 실제 공급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유가가 한 단계 더 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차질이 계속되면 4분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고, 내년 평균 가격도 1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더해 수에즈 운하까지 봉쇄되면 상승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중동 정세와 주요 해상 운송로의 안전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한동안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