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Shin Hyun-song) 한국은행 총재가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재정지출은 긴축 통화정책과 반드시 충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재정지출과 통화정책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재정지출이 잠재성장률을 높인다면 통화정책과 엇박자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연합인포맥스는 전했다. 재정이 단기 수요만 키우는지, 생산성과 성장 여력을 높이는 투자로 이어지는지가 판단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발언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린 직후 나왔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 확산을 막고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 총재는 이날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을 선제 대응으로 설명했다. 그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뒤늦은 대응은 더 큰 비용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는 신 총재가 앞으로 네 차례 회의에서 한 차례 정도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도, 두 차례 연속 인상 효과를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금리 경로를 미리 고정하기보다 물가와 금융안정 흐름을 보며 판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도 통화정책 논의의 배경이 됐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3%로 높였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1%에서 2.9%로 상향했다.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각각 2.7%, 2.3%로 유지했고,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제시했다.
성장률 전망 상향은 금리 인상이 곧바로 경기 둔화 판단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출과 내수 흐름이 예상보다 강하면 중앙은행은 물가와 금융안정 위험을 더 넓게 볼 수밖에 없다.
잠재성장률은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경제가 낼 수 있는 성장 속도를 뜻한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식히지도 않는 이론적 금리 수준이다.
두 지표는 실제 시장에서 바로 관측되는 가격이 아니라 통화정책 판단의 기준점으로 쓰인다. 잠재성장률이 높아졌다고 판단되면 경제가 견딜 수 있는 금리 수준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재정지출을 둘러싼 논쟁도 이 지점에 있다. 단기 소비와 수요를 키우는 지출은 물가 압력을 높일 수 있지만, 생산성과 투자 여력을 높이는 지출은 성장의 공급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한국은행이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 개념을 재점검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8816). 신 총재의 이번 발언은 재정 확대 자체보다 지출의 성격과 경제의 생산 능력 개선 여부를 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번 쟁점은 [잠재성장률 반등이 실제 생산성, 투자, 소비, 물가 압력으로 이어지는지에 있다](https://www.tokenpost.kr/news/cryptocurrency/396454).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같은 방향인지 여부도 지출 규모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크립토 시장에서는 금리와 유동성 환경이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평가에 영향을 준다. 다만 잠재성장률과 중립금리 논의는 통화정책의 기준점을 설명하는 변수일 뿐, 특정 자산 가격의 방향을 뜻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