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퍼즐 게임 시장의 기준을 다시 세우겠다는 목표 아래 결성된 터키 스타트업 테일몬스터 게임즈(TaleMonster Games)가 14일(현지시간) 700만 달러(약 100억 8,000만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시드 라운드는 제너럴 캐털리스트(General Catalyst)가 주도했으며,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캐피털 안드리센 호로위츠의 게임 특화 팀, 스피드런(A16z Speedrun)을 비롯해 아르카디아, 루더스 벤처스 등이 공동 참여했다.
테일몬스터는 '캔디크러시'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매치3 퍼즐 게임에 창의성과 깊이를 더한 신작을 기획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첫 번째 게임인 매치밸리(Match Valley)는 이미 사용자들이 하루 평균 52분을 플레이할 정도로 높은 몰입도를 입증했으며, 출시 첫날 사용자 재방문율(유지율)도 50%에 달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게임은 단순한 매치3 방식에 타워 디펜스 요소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테일몬스터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이렘 수머(Irem Sumer)는 최근 인터뷰에서 “기존의 캐주얼 게임들은 최적화만 반복되면서 예측 가능하고 자극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게임 자체가 플레이어의 성장과 함께 진화할 수 있는 구조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의 시간과 기술, 집중력을 존중하는 게임을 만들려는 것이 창립 철학”이라며, 그 배경에는 퍼즐게임 제작 경험이 풍부한 피크 게임즈(Peak Games) 출신 창업자 5인의 합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테일몬스터의 창업 멤버에는 수머 외에도 시마이 카라만, 베르크 야사르, 에므레 야닉, 에렌 사리치첵이 포함돼 있으며, 이 중 두 명이 여성이라는 점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게임 산업 구조 속에서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2024년 벤처자금 통계에 따르면 게임 스타트업에 투자된 전체 VC 자금 중 여성 창업자에게 향한 비율은 고작 0.11%에 불과했다.
회사는 이번 자금을 바탕으로 팀 규모를 17명에서 두 배까지 확대하고, 콘텐츠 제작 시스템 고도화, 맞춤형 게임 플레이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게임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효율적인 실험과 반복 개선 프로세스를 통해 장기적으로 브랜드를 구축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투자사 역시 이들의 비전에 공감하고 있다. 제너럴 캐털리스트의 파트너 제이넵 야부즈는 “디스코드(Discord), 슈퍼플레이(Superplay) 등 굵직한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차세대 캐주얼 게임의 조건은 ‘재미’와 ‘진화 가능성’이다”며, “테일몬스터는 이에 부합하는 비전과 실행력을 모두 갖춘 팀”이라고 평가했다.
테일몬스터는 2024년 2월 회사 설립 후 같은 해인 9월 첫 게임 매치밸리를 출시했다. 터키 현지에는 피크 게임즈의 성공 이후 게임 개발 관련 교육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타트업 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스워치(startups.watch)에 따르면 현재 터키에는 1,095개의 게임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며, 게임 디자인 전공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수머는 터키의 게임 산업에 대해 “애플이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강화하면서 광고 기반 수익모델이 악화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터키의 개발사들은 빠르게 적응하며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장르를 재정의하고 색다른 방식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런 태도가 시장에서 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