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소비자 중심으로 활용돼 온 브라우저가 이제 기업의 보안과 생산성, 업무 유연성을 혁신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사이버보안 스타트업 아일랜드 테크놀로지(Island Technology)가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일명 ‘엔터프라이즈 브라우저’는 수십 년간 변화가 없던 웹 브라우저를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생산성 도구로 탈바꿈시켰다.
최근 기업가치 약 6,800억 원($5억 달러)을 인정받으며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아일랜드는 사이버보안과 클라우드 업무 환경을 통합하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클 페이(Michael Fey) 공동 창업자이자 CEO는 “소비자용 브라우저는 훌륭하지만 기업에 적용하려면 보안, 데이터 통제, 생산성 툴 등을 추가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사용자 경험이 복잡해지고 기술 부채만 누적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의 브라우저는 오픈소스 ‘크로미움(Chromium)’ 기반으로, 기업 IT 부서가 전방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한 링크 하나로 안전한 업무 공간이 제공되며, 하드웨어 배송이나 VPN 구축 없이도 전방위적인 보안과 접속 통제가 가능해진다. 특히 인프라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대체하면서 IT 운영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 사례도 늘고 있다. 콜센터 아웃소싱 환경을 예로 들면, 아일랜드 브라우저만으로 기존 노트북 배송, VPN 설치, 데스크톱 가상화 등 복잡한 절차 없이 음성 시스템과 고객 정보 기반의 자동화된 업무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페이는 “매일 반복되는 비효율적인 업무는 직무 스트레스를 증폭시킨다”며 “이런 비생산성을 제거하면 비즈니스, IT, 보안 부서 모두에서 가시적인 투자 수익과 효율성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아일랜드가 제시하는 가장 큰 혁신은 엔드포인트를 중심으로 한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철학 확장이다. 단순한 브라우저 솔루션이 아닌, 기기 소유와 상관없이 기업 데이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완전히 독립된 작업 영역을 제공하면서 기존 제로 트러스트 모델이 놓친 엔드포인트 취약점을 보완한다.
페이는 “혁신은 도입의 용이성뿐 아니라 기능의 실질적인 향상도 병행해야 한다”며 “사용자 경험과 관리 효율성, 보안 기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브라우저의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 환경에 맞춘 새로운 보안 플랫폼이자 생산성 도구로 부상한 아일랜드의 접근 방식은, 클라우드 시대 업무 환경을 재정의하려는 기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