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퍼가 OPAL 가스관 지분 20%를 수소 인프라 투자사 Hy24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매각은 유럽연합(EU)이 독일 정부의 유니퍼 지원을 승인하면서 제시한 국가보조금 조건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다.
유니퍼는 14일 OPAL 지분을 보유한 Lubmin-Brandov Assets GmbH & Co. KG 지분 100%를 Hy24의 ‘Clean Hydrogen Infrastructure Fund’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매각 대상 법인은 OPAL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80%는 독일 가스 송전망 운영사 GASCADE Gastransport GmbH가 보유한다.
거래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GASCADE가 보유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최종 완료되므로, 이번 합의는 소유권 이전이 끝난 거래가 아니라 매각 절차의 주요 단계다.
OPAL은 독일 루브민에서 체코 브란도프까지 약 470㎞를 연결하는 가스 수송관이다. 유니퍼는 2025년 12월 북부 구간을 수소 수송용으로 전환했으며, 남부 구간은 2030년 말까지 전환할 계획이다.
유니퍼는 OPAL을 독일 수소 핵심망의 일부로 설명했다. 독일 가스 저장률이 겨울철 목표치를 밑돌 수 있다는 본지의 앞선 보도처럼 유럽 에너지 인프라는 공급 안정성과 전환 투자라는 두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
이번 매각의 배경에는 2022년 독일 정부의 유니퍼 구제금융이 있다. 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과 가스 가격 급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유니퍼에 독일 정부는 99%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개입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당시 조치가 기업과 지방 공공사업자, 소비자의 에너지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퍼에 대한 정부 지원은 이후 EU의 경쟁 왜곡 완화 조건과 함께 관리됐다.
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12월 유니퍼 재자본화를 위해 최대 345억 유로(약 46조3592억원) 규모의 독일 지원을 승인했다. 동시에 경쟁 왜곡을 줄이기 위해 OPAL 지분을 포함한 일부 자산을 2026년 말까지 매각하도록 조건을 붙였다.
국가보조금 조건은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이 경쟁 제한을 줄이기 위해 자산 매각 등 구조적 조치를 이행하도록 하는 절차다. 이번 거래도 유니퍼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 EU가 요구한 자산 정리의 일부다.
매수 주체인 Hy24는 사모펀드 운용사 Ardian과 수소 투자 플랫폼 FiveT Hydrogen이 공동 설립한 수소 인프라 투자사다. Hy24는 Clean Hydrogen Infrastructure Fund가 20억 유로를 조성했고 산업·금융 분야 투자자 50곳 이상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Hy24가 OPAL 지분 인수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수소 사업을 추진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유니퍼가 북부 구간을 이미 수소 수송용으로 전환한 만큼, 이번 거래는 기존 가스관의 소유 구조와 수소 인프라 전환 계획이 맞물린 사례가 됐다.
독일 정부의 유니퍼 지분 매각도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2025년 9월 EU 승인 조건에 따라 2028년까지 유니퍼 지분을 25%와 1주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유니퍼 지분 매각에는 매각과 기업공개(IPO)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식은 확정되지 않았다. OPAL 거래는 규제 승인과 GASCADE의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거쳐 최종 종결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