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이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웹3가 대중화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죠.”
4월 30일, 두바이에서 열린 글로벌 블록체인 행사 ‘Token2049’에서 애니모카 브랜즈(Animoca Brands)의 공동창업자이자 회장인 야트 시우(Yat Siu)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을 ‘가장 강력한 웹3 대중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암호화폐 거래량을 보이는 국가 중 하나로, 젊은 세대의 참여도가 압도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과 파트너십…웹2 사용자를 온체인으로 유입”
시우는 애니모카가 최근 한국에서 진행한 대표적 사례로 SK플래닛과의 파트너십을 언급했다. “한국 최대의 통신사 기반 로열티 플랫폼과 협업해 MocaBurs를 통한 온체인 전환을 시도했고, 주요 국내 거래소에서 토큰이 상장돼 유의미한 반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시장은 대부분의 활동이 거래소 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온체인 사용자 확보가 글로벌 평균보다 어렵다”며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로그인 이메일 기반 진입, 온체인 보상 연동 등의 방식으로 웹2에서 웹3로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아직 저평가된 웹3 핵심 유입 채널”
야트 시우는 웹3 대중화의 가장 유력한 툴로 여전히 게임을 꼽았다. 그는 “애니모카의 포트폴리오 중 160개 이상이 게임 프로젝트일 만큼 핵심 전략”이라며 “게임 아이템 거래, NFT 인증, 게임 내 활동 등은 자연스럽게 온체인 경험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토큰 가격만으로 게임 성공을 판단하지만, 실제로는 토큰 가치와 게임 유저 수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애니모카 기반 게임의 일일 활성 이용자는 약 700만 명으로, 과거 대비 7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지난 3년간 글로벌 게임 시장은 팬데믹 이후 성장이 정체됐고, 개발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가 정체돼 게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는 마리오카트, GTA6 등의 출시로 시장 가격 재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과 금융, 장기적 메가 트렌드…3조 달러 시장 노린다”
야트 시우는 게임 외에도 교육 금융 분야의 블록체인 활용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최근 애니모카는 오픈캠퍼스(Open Campus)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 대출 플랫폼에 1천만 달러를 지원했다”며, “대출을 통해 온보딩된 학생들은 이후 평생 웹3와 연결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 학자금 대출 시장은 약 3조 달러 규모이며, 미국만 해도 1.7조 달러 수준”이라며 “이 중 단 10%만 온체인화해도 현 블록체인 TVL의 3배가 넘는 자산 유입 효과가 생긴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신뢰’의 문제…은행 발행으로 해결 가능”
한편, 애니모카는 최근 스탠다드차타드(Standard Chartered)와 함께 홍콩 통화청(HKMA)의 라이선스를 받은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 중이다. 야트 시우는 “기존의 USDT나 USDC와 달리, 해당 프로젝트는 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통 금융 사용자에게 훨씬 익숙하고 신뢰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기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보다 신뢰”라며 “은행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은 정부의 인가를 받은 공식 금융기관이라는 점에서 훨씬 더 광범위한 수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