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자산(RWA) 토큰화를 목표로 하는 레이어 1 블록체인 프로젝트 만트라(MANTRA)의 네이티브 토큰 OM은 2025년 4월 13일 단 1시간 만에 90% 이상 폭락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시가총액 60억 달러(약 8조 원)가 대부분 증발하며 '제2의 루나 사태'라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이후 5월 21일 업비트 상장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만트라(OM)는 블록체인 기반의 실물자산(RWA) 토큰화에 집중하며 '웹3 인프라'를 지향하는 프로젝트다. 특히 '중동 코인'이라는 별칭과 함께 지난 1년간 700%에 달하는 인상적인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이러한 상승세는 RWA 테마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었으나, 동시에 급격한 변동성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전례 없는 붕괴, 2025년 4월 14일의 비극
지난 4월 14일, 만트라(OM)는 갑작스러운 폭락으로 투자자들을 경악시켰다. 약 3시간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토큰 가격은 $6.13~$6.30 수준에서 $0.50 미만으로 90% 이상 폭락했으며, 이로 인해 약 50억 달러에서 80억 달러(한화 약 7조~8조 원)에 달하는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제2의 루나 사태'에 비견될 정도의 충격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당시 만트라(OM)는 코인원을 제외한 업비트나 빗썸 등 국내 주요 거래소에는 상장되어 있지 않았다. 급락 당시 국내 코인원에서의 거래량은 전 세계 거래량의 0.2%에 불과하여, 한국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대규모 피해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급락의 원인과 상반된 주장
만트라(OM)의 폭락 원인을 두고 프로젝트 팀과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만트라 CEO 존 패트릭 멀린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특정 중앙화 거래소(CEX)에서 발생한 예기치 않은 대규모 강제 청산에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동성이 낮은 주말에 연쇄적인 마진콜이 발생하면서 가격이 폭락했으며, 이는 특정 고래의 의도적인 매도나 팀의 '러그 풀(rug pull)'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 팀, 재단, 주요 투자자, 고문 그 누구도 대규모 매도를 진행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에게 할당된 토큰은 100% 잠금 상태였다고 강력히 부인했다.
반면, 시장 분석가들과 온체인 데이터는 만트라 측의 해명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은 가격 폭락 직전 17개의 지갑에서 약 4,360만 OM 토큰(당시 약 2억2,700만 달러 상당)이 거래소로 이동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로 인해 내부자 매도 또는 '러그 풀'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었고, 투자자 불신은 급속히 확산됐다.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를 "루나·FTX 사태에 버금가는 스캔들"로 묘사하며 공황에 빠졌고, X(구 트위터) 사용자 @AltcoinGordon은 "팀이 해명하지 않으면 OM은 0으로 갈 것"이라며 러그 풀 가능성을 공개 경고했다. 또한 텔레그램 채널이 한때 오프라인 상태였고, 첫 공식 입장은 폭락 발생 약 5시간 후에야 나오는 등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점도 불신을 키웠다. 레딧과 코인텔레그래프 커뮤니티에서는 '개발자 행방불명' 소문까지 퍼지며 혼란이 가중됐다.
또한 글래스노드(Glassnode)의 분석에 따르면 만트라 토큰의 '실현 시가총액'이 20% 감소했으며, 급격한 거래소 전송량 증가는 대규모 매도 흐름이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프로젝트의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소수에게 집중된 토큰 보유 구조의 취약성도 문제점으로 거론되었다.
신뢰 회복을 위한 만트라의 노력
급락 사태 이후 만트라 팀은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들을 발표했다. 존 패트릭 멀린 CEO는 개인 할당량인 1억 5천만 OM 토큰(당시 약 8,700만 달러 상당)을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급락 사태 이전 총 공급량(약 18.2억 OM)의 약 8.24%에 해당하는 규모다. 만트라 팀은 나아가 파트너들과의 협의를 통해 추가로 1억 5천만 OM을 소각하여 총 3억 OM 토큰 소각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는 총 공급량을 약 16.7억 OM으로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만트라는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 4월 19일, OM 토큰의 실시간 온체인 데이터 대시보드를 출시했다. 또한 스테이킹 본드 비율을 조정하여(31.47%에서 25.30%로) 스테이킹 보상을 증가시켜 장기 보유를 유도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초기 의혹에 대한 완전한 해명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커뮤니티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한 상황이다.
논란의 업비트 상장, 시기와 배경
만트라(OM) 사태가 발생한 지 약 한달 만인 2025년 5월 21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만트라(OM)를 원화(KRW), BTC, USDT 마켓에 동시 상장한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은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업비트는 만트라(OM)를 상장하면서 통상적인 상장 안내 외에, 최근의 폭락 사태를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을 결정한 구체적인 배경이나 심사 과정에 대한 상세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로 하여금 여러 추측을 낳게 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업비트 상장을 만트라 프로젝트의 '신뢰 회복 신호'이자 'RWA 테마의 잠재력'을 업비트가 인정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의 투자자들과 커뮤니티는 폭락 직후의 상장 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업비트가 변동성이 큰 만트라의 거래 수수료 수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배적이었으며, 이는 업비트의 상장 기준과 투명성에 대한 오랜 논란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업비트의 상장 결정은 만트라의 회복 노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되찾는 데 일부 기여했을 수 있으나, 동시에 거래소의 책임과 상장 심사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크게 부각시켰다.
시장에 던져진 질문과 만트라의 미래
만트라(OM) 토큰 급락과 업비트 상장 사건은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과 규제 당국에 여러 중요한 교훈과 질문을 던졌다.
이번 사태는 레버리지 거래와 낮은 유동성이 결합될 경우, 시장 전반에 시스템적인 충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파생상품 시장의 유동성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킨 사례다.
또한 프로젝트의 토큰 분배 구조, 주요 지갑의 움직임, 내부자 거래 방지를 위한 정책 등 투명한 거버넌스와 정보 공개가 투자자 신뢰 형성에 결정적인 요소임을 다시금 확인시켜주었다.
거래소 역시 단순한 거래의 중개자를 넘어, 투자자 보호와 시장 건전성을 위한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 상장 기준과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은 시장 전체의 신뢰 구축에 필수적이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한국 암호화폐 시장이 제도적·법적 장치 마련에 있어 아직 미흡하다는 현실을 부각시키며, 실질적인 규제 프레임워크의 정립이 시급하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한편, 이번 사태는 RWA(실물자산) 토큰화 테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업비트 상장 이후 만트라(OM)와 관련된 RWA 프로젝트 및 웹3 인프라 부문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5년 6월 2일 현재, OM 토큰은 약 $0.315에 거래되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약 3억 600만 달러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이는 폭락 직후 대비 약 1.6배 상승한 수치다.
만트라(OM) 프로젝트의 미래는 궁극적으로 발표된 회복 계획의 성공적인 이행과 투자자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데 달려있다. 이번 사건은 RWA 분야를 비롯한 전체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에 대한 시장의 심사를 더욱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더욱 견고하고 투명한 프로젝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
만트라(OM) 토큰 급락과 업비트 상장 논란은 암호화폐 시장의 내재된 위험성과 함께, 프로젝트 팀의 투명성, 거래소의 책임 있는 상장 기준, 그리고 규제 당국의 명확한 프레임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투자자들은 정보의 비대칭성과 높은 변동성에 항상 유의하며 신중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