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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구조적 배제와 불신 속에 가려진 '지능 격차'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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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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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 속도에 따른 사회적, 제도적 적응 격차와 신뢰 결핍이 구조적 배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혁신보다 중요한 것은 포용성과 신뢰라고 경고하고 있다.

 AI 시대, 구조적 배제와 불신 속에 가려진 '지능 격차'의 진실 / TokenPost.ai

AI 시대, 구조적 배제와 불신 속에 가려진 '지능 격차'의 진실 / TokenPost.ai

AI 기술이 빠르게 보편화되는 가운데, 인간과 기계 간의 지능 공유라는 새로운 질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일부는 이 흐름에 올라탔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발길을 멈추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의 크리스토퍼 스탠턴 교수는 최근 "AI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매우 독보적인 기술 혁신"이라고 평가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AI의 영향력이 산업혁명을 능가할 수 있다고까지 전망했다.

새로운 기술이 열어가는 세상에서 일자리의 본질과 가치는 재정의되고 있다. AI를 업무 도구로 능숙히 다루는 사람들은 빠르게 적응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으며, 이미 일부는 AI를 창의력의 확장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는 이 변화의 크기와 방향, 그리고 자신이 이 안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를 두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AI에 적응하지 못하면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은 뚜렷하지만,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전 기술 혁신과 달리, AI는 기존 방식의 일에 중대한 변화와 불안감을 동시에 불러들이고 있다. 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AI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거나 재편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한 스타트업은 성과 평가에 AI를 도입했고, 심지어 고전문헌을 번역하는 고고학자들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많은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능동적인 '전환'이 아니라 가이드라인 없는 '밀려남'에 가깝다.

AI 도구의 성능은 비약적으로 향상됐지만, 기본적인 신뢰성 문제는 여전하다. 한층 세련되고 강력해진 챗봇조차 종종 사실을 왜곡하거나 불완전한 응답을 내놓고, 지속적인 대화 능력이나 맥락 기억은 여전히 결핍된 상태다. 현재의 AI 모델은 훈련 완료 후에는 학습을 지속하지 않으며, 사용하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임시적으로만 정보 연결을 형성할 수 있다. 이러한 결점에도 불구하고, AI는 이미 사회 전반에서 유용성과 상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기술적 한계뿐 아니라 신뢰의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2025년 에델만 트러스트 지수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72%의 사람들이 AI를 신뢰하지만, 미국에서는 32%에 불과하다. 문화와 제도, 규제 시스템의 차이가 기술 수용도의 격차로 이어지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특히 AI 기술에 대한 공적 통제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이는 AI의 성장 동력이자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리스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또 하나의 'AI 겨울'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과거 1970년대와 1980년대에도 기술적 한계와 과도한 기대가 산업의 침체를 초래했으며, 이번에도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대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유사한 후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달리 강력한 인프라, 자본, 소비자 기반을 갖춘 점에서 좀 더 탄탄한 기반 위에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실패의 원인이 된다면 단순한 기술 부족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와 제도의 붕괴일 것이다.

업계는 여전히 '모든 문제는 향후 기술적 진보로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완전해져도 그것이 포괄적이고 공정한 미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AI가 마주한 진짜 질문은 단순히 '작동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이 기술에서 진정한 수혜를 얻을 수 있느냐'다. '적응'이 선택이 아닌 생존 조건이 되는 순간, 많은 이들은 AI가 제공하는 기회보다 그것이 구축하는 시스템에 포용되지 못하는 경험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 역시 지난 7월 내부 메모를 통해 AI 시대의 전환을 인정하며 "무질서하고 불편한 변화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AI 기술의 확산 속도는 조직뿐 아니라 개인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하고 있으며, 변화의 속도가 새로운 격차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 이 혁신의 여정은 두 가지 선택지를 남긴다. 하나는 기술이 약속한 꿈이고, 다른 하나는 그에 따르는 구조적 배제의 현실이다.

우리는 현재, 기술을 신뢰하고 따라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흐름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이 흐름이 모든 이에게 포용적인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금 이 시기의 질문은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곳에는 과연 우리가 함께할 자리가 있는가?"를 물어야 할 시점이다. AI가 가져올 미래는 공존과 번영을 약속할 수도, 분열과 소외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 이 갈림길에서 사람들은 기술만이 아닌, 자신의 존재 의미를 걸고 답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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