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부터 건설현장까지…현장 근로자 위한 SaaS 스타트업 '투자 블루칩' 부상

직접 출근해야 하는 현장 직군을 중심으로 한 스타트업에 벤처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투자 흐름을 분석한 결과, 병원·건설·소매업 등에서 일하는 프론트라인 근로자들을 위한 도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중요한 테마로 부각되며 대형 투자 유치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분야는 프론트라인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서 특히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미국 노동 시장이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병원과 요양시설의 간호 인력 부족은 심화되고 있어, 이를 해결하려는 기술 기반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버지니아주 맥클린에 본사를 둔 ShiftMed는 AI 기반 스케줄링 솔루션과 간호 인력 일자리 플랫폼을 운영하며 지금까지 3억 1,500만 달러(약 453억 원) 이상을 유치했다. 또 다른 기업인 뉴욕의 Nomad Health도 여행 간호사를 위한 일자리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며 누적 투자액이 2억 4,000만 달러(약 346억 원)에 달한다.

건설·제조·서비스업에서도 프론트라인 업무를 지원하는 SaaS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샌프란시스코 기반의 Miter는 중소 건설사를 위한 올인원 관리 플랫폼을 제공하며 올해 봄,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와 코튜 등으로부터 2,300만 달러(약 33억 원)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베세머의 켄트 베넷 파트너는 “AI 언어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반복적인 행정업무 처리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 구조가 탄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프랑스 파리의 Fabriq와 Extracadabra, 그리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Datch 등도 각각 제조 및 외식업 현장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며 투자를 받고 있다. 이들은 주로 현장 관리자와 근무자의 소통, 업무 기록, 스케줄 등 불편한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무엇보다 프론트라인 중심 스타트업이 주목받는 배경은 시장 규모와 회복 탄력성에 있다. 미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 근로자 중 약 73%는 재택 근무와 무관하게 오프라인 근무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보건·건설·서비스 분야에 집중돼 있다. 이는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현장 인력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해당 스타트업들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잠재적 수익성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 대표적 수혜 사례 중 하나인 홈서비스 플랫폼 ServiceTitan은 지난해 말 상장 후 호실적 덕분에 시가총액이 110억 달러(약 15조 8,400억 원)를 넘어섰다. 이는 프론트라인 근로자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업도 상장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