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유니콘 기업 중 가장 눈부신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오픈AI가 최근 이례적인 기업가치 상승으로 다시 한 번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주식 매각 거래를 통해 5,000억 달러(약 720조 원)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다.

오픈AI의 급격한 가치 상승은 단순한 이례 사례가 아니다. 이 흐름은 미국 내 비상장 벤처기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의 선도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크런치베이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오픈AI 외에도 1,000억 달러(약 144조 원)를 상회하는 가치를 지닌 미국 벤처기업은 최소 5곳에 이른다.

그중 하나는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SpaceX)다. 비록 스타트업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벤처투자 기반의 비상장사로서 가치는 여전히 엄청나다. 지난해 말 스페이스X는 2차 지분 매각 거래에서 3,500억 달러(약 504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고, 올여름에는 4,000억 달러(약 576조 원)의 가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픈AI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젠AI(Generative AI) 스타트업 안트로픽(Anthropic) 역시 주목할 기업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불과 한 달 전 130억 달러(약 18조 7,000억 원)를 조달하면서, 1,830억 달러(약 263조 원)로 평가받았다. 이는 불과 6개월 전 615억 달러(약 88조 원) 수준에서 세 배 가량 뛴 것이다.

핀테크 강자인 스트라이프(Stripe)는 최근 1,067억 달러(약 153조 원)의 가치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올해 2월 실시했던 기존 및 퇴사 임직원을 위한 유동성 제공 프로그램 당시의 915억 달러(약 132조 원)보다도 더 높은 수치다.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또 다른 AI 기업 xAI 역시 급부상 중이다. xAI는 올해 초 머스크가 X(구 트위터)와 통합하면서 내부적으로 800억 달러(약 115조 원)의 가치를 책정했고, 최근에는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투자 유치 추진 과정에서 2,000억 달러(약 288조 원)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고 보도됐다. 다만 머스크는 해당 보도가 “가짜 뉴스”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는 최근 진행한 시리즈 K 투자 라운드를 통해 1,000억 달러의 기업가치에 안착했다. 이는 올해 초 62억 달러(약 89조 원) 수준에서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던 시점과 비교해 큰 점프다.

이들 기업의 높은 평가가치 상승은 단순히 민간시장 내 기대감만 반영한 것은 아니다. 최근 공개시장 내 주요 기술주, 특히 AI 선도 기업들이 급등세를 타면서 그 영향이 비상장 벤처사에도 투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오픈AI와 같은 젠AI 기업은 불과 몇 달 사이 수십억 달러 이상 기업가치가 치솟는 일도 드물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흐름에는 고평가 리스크도 함께 존재한다. 지금 수준은 미래의 성장을 상당 수준 선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차익 실현과 조정 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이처럼 오픈AI를 필두로 한 기업들은 기술 혁신 뿐 아니라 자본시장에서도 새로운 기준선을 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들의 성장 궤적은 민간투자 생태계를 넘어 공개시장 상장 전략 등과 결합해 더 넓은 변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