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상반된 신호가 뒤엉킨 혼란의 한 주였다. 엔비디아·구글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과 차세대 AI 모델을 공개하며 기술주는 축제를 벌였지만, 디지털 자산 시장은 정반대로 얼어붙었다. 토큰포스트 리서치에 따르면 비트코인 투자 심리는 극단적 공포 단계까지 추락했고, 시장 전반은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 갇힌 상태”에 가까웠다.
AI 주가는 폭등…그러나 S&P500은 하락
이번 주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570억 달러라는 경이적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5% 급등했다. 구글 역시 차세대 AI 모델 ‘제미나이 3’를 공개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AI 핵심 기업들만 놓고 보면 전형적인 강세장 같은 분위기다.
반면 S&P500 지수는 하락했다. 특정 테마—AI—에만 자금이 집중됐고, 시장 전체 체력은 약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며 칩을 테이블에서 걷어들이는 전형적 신호”로 진단했다.

디지털 자산 시장 직격탄…비트코인 ‘극한 공포’
비트코인은 한 주 동안 9%, 이더리움은 11% 하락했다. 변동성 높은 자산이 불확실성 시기에 가장 먼저 매도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특히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11월 15일 기준 ‘10’을 기록했다. 지수 도입 이후 약 2,849일 중 10 이하를 기록한 날은 단 40일(1.4%)에 불과하다. 통계적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 ‘극단적 공포’다.
과거 이 구간은 오히려 매수 기회로 작동했지만, 2022년 이후 패턴이 무너졌다. 지수 10 이하 진입 후 평균 7일·30일 뒤 약 10% 반등하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지수 하락 후 6일 동안 비트코인이 추가로 8% 더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이제 거시경제에 편입된 자산군으로 변화하면서 과거 공식이 통하지 않는 새로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의 ‘매파 기조’가 시장 전체에 찬물
기술주의 강한 랠리에도 불구하고 연준(Fed)은 FOMC 의사록을 통해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12월 금리 인하 기대는 완전히 꺾였고, 시장은 동결 가능성 65%, 인하 가능성은 약 30%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경제 지표는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며 혼란 가중
미국 경제 지표는 방향성이 엇갈리며 투자자 혼란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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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은 차익실현 영향으로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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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대규모 재정 지출 발표에도 국채금리가 하락하는 비정상적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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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고용 시장은 일자리 증가와 실업률 상승이 동시에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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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미국 PMI는 2022년 11월 이후 단 한 번도 50을 넘지 못하며 역사상 최장기 수축 구간 기록
PMI의 지속적 수축은 “미국 경제의 중추 산업들이 아직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착륙 vs 경착륙…시장은 갈림길에 서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유지한 고금리가
— 경제를 부드럽게 안정시키는 ‘연착륙’으로 이어질지,
— 아니면 실업률 급등이나 금융 시스템의 취약 지점을 파괴하는 ‘경착륙’으로 이어질지
시장은 분명한 답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 불확실성의 한복판에서 투자자들은 “어디에 기준을 둘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해 있다.
다음 주 핵심 변수: 셧다운 이후 처음 발표되는 경제 데이터
이번 혼란의 방향성을 결정할 단서는 다음 주 발표될 미국 경제 지표다. 43일간의 정부 셧다운 이후 처음 발표되는 데이터인 만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문제는, 그 데이터의 신뢰성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 인력 부족·응답률 저하로 인한 통계 왜곡 가능성이 거론되며 “잘못된 지도를 들고 안개 속을 걸어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투자자·연준 모두 이 데이터를 토대로 판단을 내리는 만큼, 데이터 신뢰성 하락은 변동성 확대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맺음말
이번 주 시장은 AI 광풍, 디지털 자산 공포, 연준의 긴축, 엇갈리는 경제 지표라는 서로 충돌하는 신호들이 겹겹이 쌓이며 혼란도가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지금 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나쁜 경제 상황 그 자체가 아니라 “경제를 판단할 수 있는 눈”—즉 데이터의 명확성을 잃는 것일 수 있다.
토큰포스트는 다음 주 발표될 미국 경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깊이 있는 분석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