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규제당국의 승인 한 건이 전통 파생시장과 가상자산 파생시장의 경계를 흔들고 있다. 코빗(korbit)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5월 29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칼시의 비트코인(BTC) 무기한 선물 상품인 BTCPERP를 승인한 직후, 전통 파생상품 대표 사업자인 Cboe와 CME 주가가 각각 20%, 10%가량 급락하며 시장은 즉각적인 충격을 반영했다. 이는 무기한 선물이 더 이상 가상자산 내부의 실험적 상품이 아니라, 전통 금융의 수익 구조를 위협하는 ‘대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 없이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바탕으로, 현물시장과 파생시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대표적 거래 수단이다. 그동안 이 시장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가상자산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실물연계자산(RWA)을 기초로 한 상품군으로 빠르게 외연을 넓히고 있다. 코빗(korbit)은 이번 보고서에서 글로벌 역외 중앙화거래소(CEX)와 탈중앙화거래소(DEX)가 이미 주가지수, 개별 주식, 원자재, 비상장기업 지분 가치까지 무기한 선물 형태로 거래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RWA 무기한 선물 시장’의 형성이다. 이는 전통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거래 인프라와 접목해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파생상품으로 재구성하는 흐름을 뜻한다. 기존 전통 거래소는 국가별 규제, 거래시간 제한, 상장 절차, 청산 인프라 등의 제약을 받지만, 역외 가상자산 시장은 상대적으로 유연한 구조를 바탕으로 신상품 도입 속도를 높여 왔다. 그 결과 투자자들은 단순히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에 베팅하는 수준을 넘어, 주식과 원자재, 지수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대한 레버리지 노출을 보다 손쉽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미국 시장이 이제 막 제도권 편입의 문을 열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중앙화거래소는 깊은 유동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무기로 삼고 있고, 탈중앙화거래소는 검열 저항성과 글로벌 접근성을 앞세워 틈새를 넓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무기한 선물은 가장 빠르게 확장 가능한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거래시간 제한이 없고, 방향성 베팅이 가능하며, 상대적으로 적은 증거금으로 다양한 자산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전통 금융기관이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CME나 Cboe 같은 기존 파생거래소는 규제 신뢰도와 기관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유지해 왔지만, 가상자산 기반 플랫폼은 속도와 상품 다양성에서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칼시의 비트코인(BTC) 무기한 선물 승인 이후 관련 종목이 급락한 것은 단순한 단기 주가 반응이 아니라, 향후 파생상품 시장의 주도권이 어디로 이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장의 선제적 평가로 해석된다. 전통 거래소의 안정성과 제도권 보호 장치가 여전히 강력하지만, 투자자들은 점차 더 넓은 자산군과 더 긴 거래시간, 더 효율적인 자본 활용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할 유인을 갖게 된다.
보고서는 이 같은 흐름이 단지 비트코인(BTC) 상품 승인에 머물지 않는다고 본다. 무기한 선물 시장의 확장은 향후 주가지수, 개별주식, 원자재뿐 아니라 비상장기업 가치에 대한 투기적 또는 헤지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가 전통 금융이 독점해 온 자산 가격 발견 기능의 일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의미다. 동시에 규제 공백, 가격 조작 가능성, 기초자산 연계 방식의 투명성 부족, 청산 리스크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따라서 RWA 무기한 선물 시장의 성장세는 혁신과 위험이 동시에 맞물린 이중적 구조 안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사례는 가상자산 파생시장이 전통 금융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부를 흔드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코빗(korbit) 리서치는 전통 금융 체계를 흔들고 있는 무기한 선물 시장의 확장 트렌드를 짚으며, RWA와 DEX를 축으로 한 새로운 경쟁 질서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제도화될수록 승부는 단순한 거래량 경쟁이 아니라 어떤 플랫폼이 더 다양한 자산을, 더 효율적인 구조로, 더 신뢰할 수 있게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에서, 무기한 선물은 향후 디지털 자본시장의 핵심 전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