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교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1억1,600만 달러(약 1,57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하버드대학교 기금운용기관(Harvard Management Company)의 분기 보유자산 보고서(13F)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 지분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버드대학교 기금은 약 500억 달러(약 67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며, 미국 대학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번 투자로 하버드대는 미국 주요 대학 중 비트코인 ETF에 직접 투자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게 됐다.
같은 보고서에는 브라운대학교(Brown University) 역시 블랙록 IBIT에 투자한 사실이 함께 기재돼 있다. 브라운대는 약 4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역시 대학 기금이 디지털 자산 투자에 나서는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블랙록의 IBIT는 2024년 1월 미국에서 현물 비트코인 ETF가 처음 승인된 직후 상장됐으며, 운용 자산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승인 이후 월가 주요 기관투자자뿐 아니라 일부 대학 기금과 재단, 연기금까지 참여하면서 제도권 내 비트코인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하버드대의 투자에 대해 “전통 금융권과 학계의 보수적인 투자 주체까지 비트코인에 대한 노출을 늘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대학 기금의 진입은 장기 자금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유입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움직임이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 및 대형 재단의 유사한 투자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내 다른 대학 기금들도 비트코인 ETF와 관련한 투자 전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