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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 발트 3국에 러시아 위협 발언 자제 요청

미국 측은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와의 양자 회담에서 러시아 관련 공개 발언 수위를 낮춰 달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NATO 안에서는 러시아 위협을 공개적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두고 의견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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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해 연안에 자리한 경계 감시탑과 흐린 하늘 / TokenPost.ai (macro)

미 국방부 관계자들이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 러시아의 위협을 언급하는 공개 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유럽 당국자 3명과 미국 당국자 1명의 말을 인용해 미국 측이 최근 몇 주 사이 발트 3국과의 양자 회담에서 발언 수위를 낮춰 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은 일부 유럽 지도자와 당국자의 발언이 유럽 안보를 해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이 문제 삼은 발언에는 러시아가 전황에서 밀려 궁지에 몰렸고 절박한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유럽 지도자들의 평가가 포함됐다. 당국자들은 요청이 대립적인 방식으로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시지를 전달한 미국 당국자 가운데는 엘브리지 콜비(Elbridge Colby)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이 포함됐다. 한 취재원은 콜비 차관이 발트 국가 관계자에게 “러시아를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별도 회담에서 미 국방부는 에스토니아 대표단에도 대외 발언을 신중하게 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담에서 특정 발언을 문제 삼았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크리스텐 미할(Kristen Michal) 에스토니아 총리는 9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궁지에 몰린 쥐”라고 표현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만회하려 유럽에서 파괴 공작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동맹국 간 사적인 대화는 사적인 대화일 뿐이므로 이 주장에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발트 3국 국방부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고 NATO도 논평을 거부했다.

NATO 안에서는 러시아의 위협을 공개적으로 어느 정도 강조해야 하는지를 두고 시각이 엇갈린다. 일부 서방 당국자는 러시아의 위협을 부각하면 크렘린이 조성하려는 공포를 키우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할 수 있다고 봤다.

다른 당국자들은 유럽 정부가 국민에게 안보 상황을 투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 러시아를 억제하는 데 필요한 희생과 자원을 국민에게 납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한 유럽 당국자를 인용해 발트국 정보기관들이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가 NATO의 집단방위 조항을 시험할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 왔다고 보도했다. 반면 다른 NATO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가까운 시일 내 유럽 전역에서 파괴 공작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공개 경고했다.

유럽의 러시아 위협 우려는 NATO 인접국에 대한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 확대와 제한적 군사 행동 가능성을 경고한 평가에서도 드러났다. 러시아는 유럽에서 파괴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독일 검찰은 28일 뉘른베르크 지역의 건물이나 핵심 기반시설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벨라루스인 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9월 라이프치히·할레 공항의 드론 공격 시도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했으며, 러시아는 이 주장도 부인했다.

미국의 발언 자제 요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협상 종식을 다시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를 협상 유인으로 검토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 에너지 시설 공격을 멈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잠재적 사업 거래도 논의해 왔다. 러시아의 경제적 고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보는 유럽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반응이 엇갈렸다.

미 국방부는 유럽 주둔 미군 규모도 검토하고 있다. 검토 결과에 따라 유럽 내 미군이 크게 줄어들 수 있으며, 미국 당국자들은 유럽 NATO 회원국이 자국 방위에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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