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애플 美 투자 효과에 3,220선 회복…관세 충격 무난히 넘겼다

코스피 지수가 8월 7일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발효된 가운데 상승세를 이어가며 3,220선을 회복했다. 글로벌 긴장 요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애플사의 대규모 투자 발표와 국내 기업에 대한 관세 완화 기대감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날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효 시점인 오후 1시 1분을 무난히 통과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미 해당 관세 정책이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애플의 1천억 달러 규모 미국 투자 발표가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고 해석했다. 이와 함께, 미국 반도체 관세 강화 조치가 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어, 미국 내 공장을 운영하거나 설립 중인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코스피는 전일보다 29.54포인트(0.92%) 오른 3,227.68에 마감해, 지난달 31일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3,200선을 회복했다. 장 초반 상승세로 시작한 지수는 관세 발효 직후에도 흔들림 없이 오름세를 유지했고, 오후 들어 상승폭을 점차 확대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화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며, 환율은 전날보다 8.3원 내린 1,381.2원을 기록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이 1천90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했고, 개인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들은 각각 1천965억 원, 175억 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 시장에서는 1천533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하면서, 현물 시장과는 달리 선물 시장에서는 매수로 입장을 전환한 점이 눈에 띄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신형 칩을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는 기대에 2.47% 상승하며 7만 원대를 회복했다. SK하이닉스도 1.35% 상승하며 동반 강세를 보였다. 이 밖에도 애플 관련 부품주인 LG이노텍, 비에이치 등이 상승했고, 현대차는 제너럴모터스와의 공동 차량 개발 이슈로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2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각각 12%와 7% 넘게 급등했다.

반면 바이오 및 일부 방산주는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바이오 종목이 하락했고,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소폭 내렸다. 업종별로는 오락문화, IT서비스, 전기전자가 강세를 보인 반면, 제약과 통신은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도 이날 805.81로 마감하며 전 거래일 대비 0.29% 상승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가 900억 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지수 방어에 나섰다. 장중 외부 불확실성에도 일부 IT와 바이오 관련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 같은 증시 흐름은 향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의 구체적 전개와 함께, 국내 기업의 미국 내 투자 확대 여부에 따라 추가 상승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관세 불확실성 완화와 글로벌 기술주들의 투자 확대가 계속될 경우, 국내 제조업과 수출 중심 기업들에는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