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관련 주식이 8월 28일 동반 하락세를 나타냈다. 중국 내에서 케이팝 공연 재개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주요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하이브는 전 거래일보다 1.86% 하락한 29만 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에스엠 주가도 각각 2%대 낙폭을 보였다. 콘텐츠주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스튜디오드래곤, CJ ENM, 삼화네트웍스, 에이스토리 등도 2~3%가량 하락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걸그룹 케플러의 중국 팬 미팅이 돌연 연기된 소식이 발표된 이후 나타났다. 케플러는 다음 달 13일 푸저우에서 팬 콘서트를 예정했으나, 잠정 연기되면서 중국 내 한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균열이 생겼다. 한한령(한류 제한령)은 중국이 2016년 이후 시행한 비공식적인 한류 제재 조치로, 최근 들어 일부 완화를 시사하는 분위기가 감지돼왔다.
앞서 샤이니 태민, 강다니엘, 마마무 솔라 등은 중국에서 소규모 팬 미팅 행사를 진행하며 오랜만에 현지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가졌다. 이에 따라 케플러 역시 다수 곡을 포함한 무대를 준비하며 사실상 미니 콘서트 형식의 팬 미팅을 예고했고, 이는 한한령 해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번 일정 연기로 이런 낙관적 전망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약세가 단기간 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 데 따른 일시적 충격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박수영 연구원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 이후 중국 내부에서 우호적이지 않은 신호가 감지되면서 투자 심리에 불안 요소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중국 관련 기대감보다 구조적 성장과 K팝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 오리지널 IP 등 다른 요인들로 인해 엔터 업종의 상승 잠재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하이브의 경우, 실적 면에서는 긍정적 전망이 유지되는 중이다. 현대차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올해 3분기 하이브의 공연 관객 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고, 매출 역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매수 의견과 목표 주가 35만 원 역시 유지된 상태다.
이번 주가 조정은 한한령 관련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콘텐츠 산업 전반의 성장세와 글로벌 팬층 확대 등을 고려하면 일시적 흐름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향후 중국 당국의 문화정책 변화와 한류 콘텐츠에 대한 수용 태도가 본격적으로 개선될 경우, 시장의 기대 심리는 다시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