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에 몰아친 기대감이 조선 기자재 업종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8월 29일 오전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조선산업 부흥 구상인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가 국내 기자재 업체들로 전이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2분 기준으로 선박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인화정공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14% 급등한 5만6천500원까지 오르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이 외에도 에스엔시스(3.03%), HD현대마린엔진(3.80%), 범한퓨얼셀(11.31%) 등 다른 조선 기자재 관련 종목들도 동반 상승 중이다. 이는 최근 국내 조선업체들의 실적 전망이 밝아지고, 대외 환경에 힘입어 수주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특히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계획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이 프로젝트는 미국 내 조선소 회생과 함선 건조 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단기간 내에 자체 역량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 조선업체들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들이 활용할 기자재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승 흐름이 일시적인 반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을 전후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차익 실현 욕구가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이 조선업을 직접 재건하는 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이러한 한계가 오히려 한국 기업의 역할 확대를 뒷받침하는 배경이 될 것이며, 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현재 조선업은 친환경 선박 전환, 고부가가치 선박 수요 증가 등 구조적인 요인에 더해 지정학적 변수까지 가세하면서 변곡점을 맞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기자재 업종의 주가 상승은 관련 산업 전반의 회복 기대를 방증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향후 미국과의 협력 구도가 구체화되고, 발주량이 실제로 증가하게 된다면 기자재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조선 기자재 업종 외에도 선박 설계, 엔지니어링, 전기·전자 장비 등 관련된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조선업을 둘러싼 긍정적 모멘텀이 얼마나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