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AI·전장 수요 타고 사상 최고가... 증권가 'MLCC 더 간다'

삼성전기의 주가가 9월 4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인공지능(AI) 서버와 차량용 전장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제품 공급을 확대하는 전략이 투자자 기대감을 키운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 기준 삼성전기 주가는 전일 대비 2.58% 오른 17만8천700원에 거래되며 전날 기록했던 장중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의 주가 상승세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업황 개선 기대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에 힘입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전날 삼성전기의 외국인 지분율은 35.88%로 역대 최고치에 도달했다.

MLCC는 전자기기 안에서 전류를 안정적으로 조절하는 부품으로,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서버 등 전방위 산업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삼성전기는 최근 AI 서버와 전장 부문을 중심으로 고부가 시장을 겨냥해 MLCC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이른바 '더블에이(AA) 시장(인공지능과 오토모티브 분야)'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부가 중심으로 전환해가고 있다.

증권사들도 앞다퉈 삼성전기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AI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에 들어가는 고사양 MLCC 수요 증가에 따라 주요 MLCC 업체들의 가동률이 하반기 들어 90%를 넘어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공급이 더욱 빠듯해져 '공급자 우위’ 상황이 형성될 수 있다고 보고 목표주가를 24만 원으로 제시했다.

또한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체결한 파운드리 계약에 따라 장기적으로 매월 1만 장 규모의 웨이퍼를 공급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삼성전기가 해당 전장 부문에서 핵심 부품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투자 논리도 부각된다. 이를 근거로 iM증권은 삼성전기의 중장기 사업 방향이 테슬라와의 협업을 통해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22만 원으로 올렸다.

이외에도 키움증권은 삼성전기가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거대 IT 기업들과의 거래 확대 가능성, 그리고 신규 고객사 확보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AI 서버 및 네트워크 시장의 성장이 직접적인 수혜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낙관적인 평가에 따라 키움증권은 삼성전기에 업종 내 최상위 선호 등급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20만 원으로 상향했다.

이러한 흐름은 반도체 및 정보통신 분야의 수요 회복과 함께, 삼성전기의 제품 다변화 전략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글로벌 기술 패러다임이 인공지능과 전동화 자동차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삼성전기가 이 두 축에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면 실적 개선은 물론 주가 상승세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