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분기 D램(디램)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17%나 증가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이 연말까지 지속되며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9월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상반기 D램 시장의 반등이 가격 상승보다는 실수요 증가에 기반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전체 업계 매출은 309억 달러(약 43조 원)로 집계돼, 작년 4분기에 기록한 사상 최대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2% 가량 증가한 수치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운호 연구원은 이러한 회복세가 단기적인 반등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서버용 인공지능(AI) 장비 수요 증가와 함께 구형 메모리 반도체 제품이 생산 종료(EOL: End of Life) 단계에 접어들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일부 품목에 가격 지지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구형 D램 제품의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3분기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서버용 D램은 가격 인상에 대한 기업 고객의 저항으로 상승폭이 제한됐지만, PC와 모바일용 제품은 비교적 강한 수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분기에는 서버 D램의 출하량이 늘고, 설비투자 확대와 재고 확보 수요가 맞물리면서 가격 상승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IBK투자증권은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생산능력 확대,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의 공급 속도, 그리고 DDR4 또는 LPDDR4(X)와 같은 이전 세대 D램 제품의 단종 진행 상황이 지목됐다. 이들이 향후 가격 추이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본격적인 회복 국면 진입을 시사한다. 특히 인공지능, 클라우드 컴퓨팅 등 고성능 연산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특정 제품군의 단종과 신기술 전환이 공급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면, 내년 상반기까지도 가격과 매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