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핵심 사업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하나증권이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약 38%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와 전장 분야에서의 수요 확대가 가격과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일 하나증권은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기존 17만 4천 원에서 24만 원으로 올리며, 투자 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이는 MLCC 부문의 실적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는 데 근거한다. MLCC는 각종 전자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부품으로, 특히 전력의 흐름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기 전체 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할 만큼 주력 사업이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산업용과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MLCC의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의 성장세가 이러한 흐름에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 소모가 10배 이상 높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압 공급을 위해 더 많은 수의 고성능 MLCC가 필요하다. 이런 배경이 수요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기의 패키지 사업 부문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 복수의 AI 가속기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가동률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면서, 삼성전기의 패키지 기판 부문도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시장 전체의 정보기술(IT) 수요가 여전히 불확실한 가운데, 삼성전기는 제품 구성에서 고부가가치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가는 내년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가 흐름도 우호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기준 삼성전기의 종가는 16만 9천 900원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방 IT·전장 산업의 수요 회복과 AI 기술 확산 속에서 MLCC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국면에 진입했음을 반영한다. 특히 고성능 부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지속될 경우, 삼성전기를 포함한 국내 부품업체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