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카운터인튜이티브(Counterintuitive)가 인간 수준의 사고 능력을 컴퓨터에 구현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세우며 공식 출범했다. 이 회사는 기존 GPU 기반의 AI 연산을 대체할 새로운 형태의 컴퓨팅 아키텍처인 '추론 전용 컴퓨팅(reasoning-native computing)'을 개발 중이다.
카운터인튜이티브는 인공지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도는 있지만 진실은 결여된 결과와 기억 없이 논리를 흉내 내는 방식이라는, 이른바 'AI의 쌍둥이 함정(Twin Trap)'에 빠져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은 '인공지능 추론 유닛(Artificial Reasoning Unit, ARU)'이라는 새로운 클래스의 컴퓨팅 장치를 설계했다.
현재 대부분의 AI는 1990년대 이미징과 게이밍을 위해 설계된 부동소수점 산술 기반의 연산 구조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동일한 연산조차 실행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결정론적 불안정성이라는 구조적 약점이 있다. 카운터인튜이티브는 이 문제로 인해 중요한 응용 분야에서 AI 시스템의 감사 가능성과 신뢰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현재의 대규모 AI 모델은 문장 또는 토큰 단위의 예측은 가능하지만, 내부적 논리 전개를 기억하거나 축적할 방법이 없는 기억상실형 추론의 한계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AI는 논리를 그럴듯하게 ‘모방’할 수는 있어도 실제로 이를 이해하거나 설명하는 능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카운터인튜이티브의 ARU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설계됐다. 기존 GPU와 달리 ARU는 원인 논리(causal logic)와 메모리 계보, 검증 가능한 추론을 직접 하드웨어 수준에서 구현하는 방식이다. 이 유닛은 새로운 연산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부동소수점 연산에서 벗어난 완전한 결정론 기반 추론 컴퓨팅 시대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회사는 ARU와 함께 전체 추론 전용 소프트웨어 스택(reasoning software stack)도 개발하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인과 추론 프레임워크로 통합해 AI 시스템의 응용 범위와 신뢰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전략이다.
사얌 아팔라(Syam Appala) 공동 창업자는 “ARU는 더 이상 확률 기반 컴퓨팅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지능 개념을 제안한다”며 “기존의 GPU, 대규모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모 없는 차세대 AI 응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모방이 아니라 실질적 이해를 구현하는 지능 시대가 이제 막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운터인튜이티브의 도전은 기술적으로 야심 차지만, AI 신뢰성과 결정론적 연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업계가 주목할 만한 시도로 평가된다. ARU가 실제 양산되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면, 그 파급력은 AI 반도체 시장 전반에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