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현재 개발 중인 인간형 로봇 ‘옵티머스’를 테슬라 미래 가치의 중심축으로 지목했다. 그는 옵티머스가 테슬라 전체 기업가치의 약 80%를 차지할 것이라며, 로봇 사업이 기존의 전기차 중심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머스크는 지난 9월 1일(현지시간) 엑스(구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주요 사업 비전을 언급하며, 옵티머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완전자율주행 시스템)를 핵심 사업 영역으로 지목했다. 특히 옵티머스에 대해 “가치의 8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언급까지 덧붙이며, 향후 이 로봇이 테슬라의 수익성과 시장 지위에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개발 중인 이족 보행 형태의 지능형 로봇으로, 생산 공정뿐 아니라 가사노동 등 일상생활 전반에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머스크는 이 로봇이 궁극적으로 노동력 대체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지난 3월에는 연내 5천 대 생산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또한 올해 1월 실적 발표 당시에도 “현실 세계의 인공지능을 가장 잘 구현하는 회사”라며 테슬라의 AI 및 로봇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이러한 비전이 발표된 배경에는 테슬라 실적의 최근 부진이 깔려 있다. 지난 7월 기준, 테슬라의 유럽 내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40.2%나 급감했으며,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도 같은 기간 신차 판매가 12% 줄어들었다. 신규 진출한 인도 시장에서도 첫 달 주문량이 600대 수준에 머무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실적 반등의 뚜렷한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월가에서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정체된 전기차 실적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상쇄하고자 로봇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노후화된 차량 라인업, 중국 저가 브랜드와의 경쟁, CEO의 정치적 발언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테슬라가 몇 분기 연속 타격을 입고 있다”며, 머스크가 장기 비전 제시를 통해 시장 신뢰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테슬라가 기존의 전기차 제조업체를 넘어, 인공지능 중심의 종합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옵티머스 프로젝트가 실제 성과로 이어진다면, 테슬라의 기업가치 재평가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노동 구조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