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지난 7월 중순 공식적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지만, 두 달여 만에 확보한 차량 주문이 600여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글로벌 브랜드 영향력을 감안할 때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이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인도 시장 진입 초기 목표였던 연간 2천500대 규모의 할당량을 채우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올해 350~500대를 인도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첫 출고 차량은 중국 상하이에서 출발해 이달 초 인도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차량 인도는 뭄바이, 델리, 푸네, 구루그람 등 주요 4개 도시에 국한된다.
테슬라가 고전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인도는 수입 차량에 대해 최대 100%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 조사기관 JATO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테슬라가 인도에 출시한 모델Y 기본형의 가격은 600만루피(한화 약 9천만원)에 이른다. 이는 인도 전기차의 평균 판매가인 220만루피의 거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인도 소비자들에게는 큰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적 변수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조 바이든 행정부 간 관계가 다소 냉랭한 가운데,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과는 상대적으로 가깝다는 점도 시장에는 복합적인 신호로 비치고 있다. 미국과 인도 간 무역 및 외교 관계가 긴장 상태를 이어가는 상황도 테슬라의 시장 확장 전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와의 시장 성과 차이도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약 490만루피부터 시작하는 SUV 모델 ‘시라이언 7’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1천200대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테슬라보다 높은 실적이며,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독주 체제가 점차 균열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지 시장의 특성과 정책 환경을 반영한 전략 수정이 없을 경우, 향후 인도뿐 아니라 다른 신흥시장에서도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