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올해 4분기부터 실적 개선 흐름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유럽 시장에서의 부정적인 여건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문에서 출하량이 늘고 설비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하반기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됐다.
KB증권은 9월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삼성SDI의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 주가를 24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전 거래일 종가인 20만3천원보다 18%가량 높은 수준이다. 삼성SDI의 주가는 최근 시장 내 부진한 실적과 대외 변수로 인해 하락세를 보였으나, 증권가는 점진적인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삼성SDI는 약 3천18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시장 평균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다만, 부문별로 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전자재료 사업부는 계절적 성수기 영향으로 실적이 전 분기보다 다소 개선될 전망이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는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 소재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출하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 여파로 ESS 부문의 수익성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며, 전기차에 사용되는 각형 배터리의 경우에도 미국 내 협력사인 스타플러스에너지(SPE)의 공장 가동 중단과 유럽향 출하 부진으로 별다른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년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다소 긍정적이다. 4분기부터는 유럽 고객사의 출하 물량이 다시 증가하고, 미국 SPE 공장의 일부 생산설비를 ESS 용도로 전환함으로써 고정비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가능성도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KB증권은 이러한 변화가 반영되면 4분기 영업적자는 580억 원 수준으로 3분기보다 적자 폭이 크게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해 1조2천90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나, 내년에는 본격적인 반등세 속에 약 5천1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삼성SDI는 시장 내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고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