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9만 달러에서 또 다시 저항에 부딪히며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말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강세 다이버전스 신호와 대규모 숏 포지션이 동시에 나타나며 투자자들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비트코인, 9만 달러 돌파에 또 실패

화요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은 미국 증시 개장 전 약 1% 하락하며 8만 8,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날 9만 달러 돌파에 실패하고 되밀린 이후 상승 동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반면 금과 은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두 자산 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트레이딩뷰(TradingView) 데이터에 따르면 BTC는 4시간 차트 기준 단순 및 지수 이동평균선(200SMA/EMA)에서 뚜렷한 저항을 받고 있다. 트레이더 다안 크립토 트레이즈(Daan Crypto Trades)는 “비트코인이 박스권에서 벗어나려면 이 구간을 먼저 돌파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트레이더 크립토 토니(Crypto Tony) 역시 당분간 하락을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그는 “8만 6,800달러 선에서 매수 진입을 노리고 있다”며 “앞으로 며칠은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래의 대규모 공매도…총 3,673억 원 규모

암호화폐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에 따르면, 한 고래 투자자가 이날 총 2억 5,040만 달러(약 3,713억 원)에 달하는 공매도 포지션을 열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비트코인 1억 6,682만 달러(약 2,476억 원), 이더리움(ETH) 5,485만 달러(약 814억 원), 솔라나(SOL) 1,879만 달러(약 278억 원) 규모다.

이 같은 대규모 숏 포지션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시장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는 가격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기술적 분석은 ‘강세 다이버전스’에 주목

반면 일부 트레이더들은 비트코인의 ‘강세 다이버전스’에 주목하며 희망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트레이더 젤레(Jelle)는 “BTC가 곧 다시 6자리 수($100,000 이상)로 회복할 것”이라며 “현재 바닥 형성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BTC의 상대강도지수(RSI)는 고점을 낮추는 가격 흐름과 달리, 저점을 높이며 강세 다이버전스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과거에도 반등의 기반이 되었던 패턴이다.

또한 금과 BTC의 상대 차트를 보면, 골드 온스당 가격이 4,500달러(약 668만 원)에 근접한 반면 BTC는 주요 지지선 아래에서 머물고 있다. QCP 캐피털은 보고서에서 “금은 연말을 앞두고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BTC는 횡보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시장 유동성 감소 속 ‘텅 빈’ 연말…가격 민감해질 수도

연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거래소 유동성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많은 트레이더들이 포지션 정리에 나서면서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만 흐르고 있다. QCP 캐피털은 “휴일 앞두고 유동성이 눈에 띄게 줄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단기 가격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에는 고래의 하락 베팅과 기술적 강세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며, 다음 방향성에 대한 뚜렷한 합의는 없는 상태다.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강하게 돌파하지 못한다면 박스권 횡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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