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KODEX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반도체 업종의 회복세에 힘입어 순자산 규모 1조 원을 넘기며 국내 ETF 시장에서 상위권에 진입했다. 국내에서 순자산이 1조 원 이상인 ETF는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해, 이번 성과는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ETF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식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두 기업의 비중만 전체 포트폴리오의 42%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이오테크닉스 등 반도체 부품·장비 업계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부품·장비(이른바 '소부장') 기업들까지 함께 담아, 반도체 산업 전반에 걸친 종합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KODEX 반도체 ETF는 올해 들어 연초 대비 약 82%에 달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 성장과 함께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불거지면서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데 따른 결과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번 성과가 단지 대표 기업 위주의 투자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대한 균형 잡힌 투자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이대환 삼성운용 매니저는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메모리 부족 현상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대표 기업뿐 아니라 관련 부품 기업들의 실적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ETF란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개별 주식처럼 거래되면서도 분산 투자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러한 특성을 통해 투자자들은 손쉽게 반도체 산업 전체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특정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때는 ETF를 통한 테마형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IT·AI 산업의 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한, 반도체 수요는 상승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ETF 상품들에 대한 관심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