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그 여파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13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동반 하락하며 장 초반부터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9시 15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86% 내린 9만1천7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4.21% 하락한 41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오다 이날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때 9만700원까지 떨어지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이 같은 주가 하락 배경에는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급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주 말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시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오는 11월 1일부터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4.89% 하락했고, 테슬라와 애플도 각각 5.06%, 3.45% 하락하는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희토류는 전기차, 반도체, 스마트폰 등 첨단 기술 제품에 필수적인 원자재로,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이처럼 소재·기술 분야를 겨냥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고, 이는 한국 반도체 업종에도 직접적인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이 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대형 기술주에 매도세가 쏠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날 국내 증시에는 또 다른 불확실성 요인도 일부 작용하고 있다. 오는 14일 삼성전자의 2025년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기대감보다는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일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발 악재와 국내 대형주의 실적 대기 심리가 겹치며 당분간 변동성의 틀이 좁혀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중 간 갈등 수위와 함께 기술주 중심의 글로벌 증시 움직임에 따라 추가 조정이나 반등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11월의 관세 발효 여부가 현실화된다면, 단기적인 시장 충격뿐 아니라 한국 수출기업 전반의 수익성에도 중장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