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장을 출발했다. 여기에 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의 깜짝 실적 발표까지 겹치며 기술주 중심의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오전 9시 44분 기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6.66포인트(0.45%) 오른 48,102.63을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8% 상승한 6,773.7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7% 오른 22,936.99를 각각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예상보다 낮게 나온 물가 상승률에 반응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2025년 9월부터 11월까지 두 달간 누적 CPI가 계절조정 기준으로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발표되는 월간 수치가 아닌 이유는 10월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으로 통계 자료 수집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7% 상승해, 모두 시장 전망치(전월비 0.3%, 전년비 3.1%)를 밑돌았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실업지표도 안정적인 흐름을 뒷받침했다. 같은 날 발표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22만4천 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2만5천 건을 소폭 하회했다. 고용시장이 대체로 견고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금리 인하가 경기 침체 우려 없이 진행될 수 있다는 낙관 심리를 키웠다.
여기에 반도체 대표 기업인 마이크론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으며 기술주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론은 1분기 매출 136억4천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4.78달러로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다. 특히 다음 분기 가이던스로 제시한 매출 전망치도 183억∼191억 달러에 달해 시장 평균(144억 달러)을 크게 상회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 주가는 하루 만에 15% 넘게 급등하며 나스닥 상승세를 견인했다.
이외에도 종목별로는 기술주 중심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으나, 소비재와 에너지 업종은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트럼프 미디어는 퓨전에너지 기업 TAE 테크놀로지와의 합병 발표로 주가가 34% 이상 급등했으며, 룰루레몬은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지분 매입 소식에 6% 이상 올랐다. 국제 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도 배럴당 56.44달러로 0.89% 오르며 에너지 시장의 회복 기대를 반영했다.
이번 지표 결과와 기업 실적이 맞물리면서 미국은 물론 유럽 주요 증시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로스톡스50 지수는 0.54%, 독일 DAX는 0.52%, 프랑스 CAC40은 0.41% 각각 올랐으며, 영국 FTSE100은 0.07%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물가 안정과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없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금융시장 내 주요 판단 기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당분간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과 더불어 고용 및 인플레이션 지표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