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이 연일 치솟으면서 이에 연동된 상장지수펀드(ETF)들도 함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5년에 이어 2026년 들어서도 구리 가격이 두 자릿수에 가까운 오름세를 보이자, 관련 투자상품에 대한 개인과 외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구리 관련 ETF들은 6%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대표적으로 'KODEX 구리선물(H)'는 6.97%, 'TIGER 구리실물'은 6.49%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개인 투자자들은 'TIGER 구리실물'을 210억 원가량 순매수했고, 외국인 역시 7천200만 원어치를 사들였다. 변동성이 큰 원자재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제 구리 가격의 상승은 몇 가지 주요 요인으로 설명된다. 우선 수급 측면에서 미국 내 재고 비축 움직임이 강해졌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수입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기업들이 사전 대응 차원에서 구리 사재기에 나섰으며, 최근 들어 관세 재검토 가능성이 다시 불거지면서 이 같은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현지 가격이 국제 시세인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을 웃도는 '프리미엄'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공급 불안에 대한 우려도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칠레의 대표 광산 중 하나인 만토베르데 광산에서 최근 근로자 파업이 발생했는데, 이 광산의 연간 생산량은 약 3만 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에 비해 규모는 작다. 하지만 파업의 배경이 구리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 배분 문제이기 때문에, 다른 광산으로도 연쇄적으로 노사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상품거래소(CME)에서는 재고량이 석 달 연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제 기준을 좌우하는 LME 재고는 같은 기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에 따른 수요 증가도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등이 확대되면서 전선, 배선 등에 필수적인 구리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투자은행 씨티 그룹은 이러한 흐름을 분석해, 1분기 구리 가격 전망치를 톤당 1만2천 달러에서 1만4천 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향후 단기적으로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구리를 둘러싼 글로벌 시장의 신호등 역할을 할 수 있다. 공급망 불확실성과 기술 산업의 확장, 그리고 지정학적 정책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구리는 단순한 원자재를 넘어 전략 자산의 성격을 띠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들은 이에 따른 가격 변동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