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3일 SK하이닉스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는 업황이 급격히 나빠진다는 뜻이라기보다, 고대역폭 메모리와 장기공급계약을 중심으로 형성된 가격 구조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 함께 제시됐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의 2분기 매출액을 80조9천억원, 영업이익을 60조4천억원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인 65조원보다 8% 낮은 수준이다. 컨센서스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실적 전망치의 평균을 뜻하는데, 이번 전망은 시장이 기대한 수익 규모보다 다소 보수적인 숫자를 제시한 셈이다.
실적 전망이 낮아진 배경으로는 제품 구성의 차이가 꼽혔다. 채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경쟁사보다 HBM, 즉 고대역폭 메모리의 매출 비중이 높아 시장 평균보다 ASP, 평균판매가격 상승률이 낮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고부가 메모리 비중이 높으면 수익성에 유리할 수 있지만, 이미 장기 계약과 가격 체계가 어느 정도 짜인 물량이 많을 경우 단기적인 평균판매가격 상승 폭은 시장 예상보다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각각 9%, 11% 낮췄다. 채 연구원은 이를 두고 실적 자체에 대한 우려라기보다 이미 체결된 LTA, 장기공급계약을 바탕으로 가격 가정을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경기와 수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산업으로 꼽혀왔는데, 장기 계약 비중이 커지면 이런 출렁임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럼에도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로, 목표주가는 380만원으로 유지했다. 전 거래일 종가는 218만원이다. 채 연구원은 앞으로는 단순히 이익 규모보다 수익의 지속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짚었다. 장기공급계약 확대가 실적 변동성을 낮추고 있고, 계약 기반 매출이 늘어나는 가운데 HBM 생산 확대로 기존 생산능력이 빠르게 채워지면서 공급 부족 국면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도 일시적 호실적이 아니라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수익 구조를 기준으로 다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