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설비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그 수혜가 기대되는 장비업체 테스의 목표주가를 큰 폭으로 올렸다. 메모리 업황 자체는 단기적으로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지만, 장비를 납품하는 기업들에는 오히려 실적 개선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키움증권은 20일 테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2천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전장 종가 기준 테스 주가는 19만4천300원이다. 박유악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디램을 중심으로 투자 일정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과 수요 흐름에 따라 투자 시점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기업들의 증설 결정을 자극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평택 1·2공장의 1세대 씨나노미터급 디램 전환 투자와 평택 4공장의 신규 디램 투자 시기를 앞당겨, 2027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램프업(가동률 확대)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여기에 신규 공장인 평택 5공장도 완공과 전공정 장비 반입 시점이 2027년 상반기로 빨라지고, 설비투자 규모 역시 기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생산라인 전환과 신규 라인 구축이 동시에 진행되면, 식각·증착 등 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수주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SK하이닉스 역시 투자 속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됐다. 키움증권은 M15X의 디램 신규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증설 중인 용인 1공장 완공 시점도 2027년 초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또한 엔비디아향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양산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HBM4 후공정 설비투자도 올해 하반기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고대역폭메모리는 인공지능 서버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으로, 일반 메모리보다 기술 난도가 높아 관련 장비 투자도 함께 커지는 경향이 있다.
해외 경쟁사들의 움직임도 투자 확대 전망에 힘을 보탰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창신메모리(CXMT)와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대규모 증설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키움증권은 테스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335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고, 내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원익아이피에스에 대해서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75억원, 4분기 영업이익 1천10억원으로 시장 전망을 웃돌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16만원에서 18만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의 실적 전망 상향을 반영해 두 회사의 목표가를 조정했으며, 반도체 업종 전체에 대해서도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용 메모리 경쟁이 이어지는 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수주와 실적 기대를 당분간 떠받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