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자산 투자계약 공모에 별도 등록 면제 경로를 두는 규칙안을 제안했다. 의견 제출 마감일은 2026년 10월20일이다.
SEC는 8월18일 '레귤레이션 크립토 애셋(Regulation Crypto Assets)'을 제안했다. 이 규칙안은 8월21일 연방관보에 게재됐다. 암호자산 자체가 아니라 암호자산과 관련된 투자계약에 맞춘 증권 공모 체계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등록 면제 경로는 두 갈래다. 스타트업 면제는 4년 동안 최대 500만 달러(약 69억원)까지 허용하고, 자금조달 면제는 12개월 동안 Tier 1 최대 2000만 달러(약 276억원), Tier 2 최대 7500만 달러(약 1037억원)까지 허용한다.
이번 안은 단순히 공모 한도를 높이는 조정안이 아니다. SEC는 발행자가 원칙 중심 공시를 제공하도록 하고, 자금조달 면제에는 재무제표와 계속 보고 의무를 붙였다. Tier 1에도 계속 보고 의무가 적용된다.
사기방지와 시세조종 방지 규정은 그대로 적용된다. 등록 면제를 받더라도 투자자 보호 장치가 사라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뜻이다.
세이프하버도 핵심 축이다. 발행자가 약속한 핵심 관리 노력을 완료했거나 영구 중단하고 Form TR을 제출하면, 해당 암호자산이 더 이상 투자계약으로 취급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세이프하버는 토큰 발행 이후 어느 시점에 증권 규제의 적용 범위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를 문서화하려는 장치다. 지금까지 암호자산 규제 논쟁이 발행 당시의 성격에 집중됐다면, 이번 안은 투자계약 관계가 끝나는 기준까지 제도 안에 넣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공개 의견 페이지에는 8월27일 접수 의견과 디지털 챔버(The Digital Chamber) 관련 회의 메모가 올라와 있다. 오하네(Ohanae), ARKONIX, Beeezo, Rivetz 등 인프라·스타트업 성격의 이름이 먼저 보인다.
공개 목록에서 대형 거래소, 대형 자산운용사, 대형 토큰 발행사의 의견은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다. 의견 수렴이 초기 단계인 만큼 이후 기관 의견이 추가될 수 있다.
오하네는 제안 자체를 지지하면서도 EDGAR를 통한 상태 확인, 주(州) 증권 규제 선점 범위, Form TR의 실무성, 다른 연방 자금조달 경로와 병행 가능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도가 실제 발행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절차와 관할 경계가 더 분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ARKONIX는 TEE 기반 암호학적 증명을 Rule 400의 객관적 증거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화이트라벨 볼트 운영사가 파트너와 함께 발행자로 묶이는 것은 부당하다고 봤다.
SEC 제안서는 사전 의견 수렴 과정에서 코인베이스($COIN), 디지털 챔버, 나스닥(Nasdaq), 안드리센호로위츠(a16z) 등의 입력을 인용했다. CfPA가 Tier 2 한도를 최소 1억5000만 달러(약 2073억원)로 높이자고 제안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법률업계도 이번 안을 공모 한도 조정으로만 보지 않는다. 스캐든(Skadden)은 8월19일 메모에서 이 제안을 SEC의 가장 의미 있는 암호자산 규칙 제정 시도로 평가하면서도, 대형 프로젝트와 토큰화 주식은 면제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설리번앤크롬웰(Sullivan & Cromwell)은 8월21일 메모에서 이 안을 스타트업 면제, 2단계 자금조달 면제, 세이프하버, 주법 선점을 묶은 맞춤형 체계로 정리했다. 업계가 이 안을 하나의 한도 규정이 아니라 공시와 관할, 투자계약 종료 기준을 묶은 새 규칙 체계로 보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독자에게 이 사안은 미국 내 토큰 발행과 공시 기준이 어떻게 정리될지와 맞닿아 있다.
SEC는 이번 규정이 자본조달과 혁신을 촉진하고 해외 이전 유인을 낮추는 효과를 노린다고 밝혔다. 최종 규칙은 의견 수렴과 수정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의견 제출은 2026년 10월20일까지 진행된다.

